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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류박제연구소 조인구 소장
2011년 04월 6262 361

 

People

 

어류박제연구소 조인구 소장

 

“박제는 물고기를 가장 생생하게 간직할 수 있는 방법”

 

| 서성모 기자 |

 

어류박제연구소 조인구 소장(54)은 30여 년간 1만여 점의 박제를 만들어온 박제 전문가다. 낚시인이기도 한 그는 어류박제가 사진이나 어탁보다 더 물고기를 생생하게 간직할 수 있는 기록방법이며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낚시문화의 하나라고 강조한다.


박제(剝製)는 동물의 가죽을 벗겨서 썩지 않게 약품처리를 한 뒤 솜이나 대팻밥 등을 넣어 살아 있을 때와 같은 모양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이런 박제는 사냥꾼들이 잡아온 산짐승이나 조류 분야에서는 발달했으나 물고기 분야에선 그렇지 못했다. 다만 세계적 연어낚시터인 알래스카 등지에선 어류박제가 대단히 발달해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90년대 중반까지는 어류박제를 소장하거나 제작을 의뢰하는 낚시인들을 종종 볼 수 있었으나 요즘은 통 볼 수가 없게 됐다. 요즘 어류박제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귀하다.
그런데 최근 ‘아직도 어류박제를 제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 어류박제연구소 조인구 소장을 알게 된 계기는 그가 낚시춘추의 독자이기 때문이다. 낚시사이트에 올린 그의 어류박제 사진을 보고 큰 인상을 받았다. 가물치가 괴목과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살아있는 듯 생생해 보였다. 
지난 2월 21일 경기도 가평군 상면 덕현리의 능동천 상류에 있는 어류박제연구소를 방문했다. 조인구 소장은 나를 전시실로 안내했다. 전시실 문을 여는 순간 벽면과 방안을 채운 어류 박제들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붕어, 쏘가리, 배스, 가물치, 누치, 잉어 등 40여 점의 어류박제가 놓인 전시실은 물을 채워놓지 않은 수족관 같았다. 조 소장은 “그동안 박제는 만여 점 정도 만들었는데 그중에 어류박제가 천여 점 돼요. 대부분 의뢰품이어서 소장품이 많지는 않습니다”하고 말했다.

 

 

어류박제연구소 조인구 소장이 경기도 가평에 있는 어류박제연구소 전시실에서 소장하고 있는 물고기 박제를 보여주고 있다.  

 

 

“고래 박제하는 데 1년 걸렸다”

 

- 작품을 보는 순간 내가 낚은 고기를 한번 박제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일반인은 얼마나 배우면 어류박제를 만들 수 있을까요?
박제는 숙달된 기술이 필요하고 방부제 같은 약품을 많이 만져야 하는 작업이어서 배우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박제 전문가이신 이모부 가게에서 10년 넘게 일을 배운 뒤에야 독립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박제 중에서도 어류박제는 특히 어려워요. 털을 가진 동물은 박제를 만들면 원래의 색깔이 잘 나오는 편인데 물고기는 죽으면 체색이 달라지기 때문에 고유의 제 색깔이 나도록 하는 작업이 까다롭습니다.       
- 어류박제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까?
먼저 물고기의 표면이 썩지 않도록 방부제에 이틀 정도 담가둡니다. 그리고 꺼내서 중화제에 하루 더 담가둔 다음 표피를 벗기는데 비늘이 떨어지거나 지느러미가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하므로 세세한 손길이 필요하죠. 원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서 표피를 벗기기 전에 종이에 복사를 해둬야 합니다. 그 다음엔 솜 등을 이용해 복사된 물고기를 보면서 모형을 만들어 그 위에 벗겨낸 물고기 표피를 씌우고 실로 봉합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색상 코팅을 한 뒤 말리면 되는데 대략 일주일 정도 작업 시간이 걸립니다. 
-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군요. 박제를 만들기 가장 어려운 물고기는 무엇입니까?
아주 작은 물고기나 아주 큰 물고기죠. 피라미나 은어는 표피를 벗기기 어렵고 제대로 형태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1m가 넘는 물고기는 부피가 큰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90년대 초에 우리나라 마지막 포경선이 잡은 13m 크기의 고래를 박제로 만들었는데 1년 가까이 걸렸어요. 그 고래 박제는 울산 장생포의 고래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실의 어류박제들. 붕어, 쏘가리, 누치 등 4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어류박제를 낚시문화의 한 분야로 발전시키고 싶어”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조인구 소장은 70년대 말부터 이모부가 운영하는 서울 종로6가의 미경총포박제에서 박제 일을 배웠다. 당시는 낚시와 함께 사냥이 최고의 레저로 통했던 시기여서 사냥을 해서 잡은 꿩이나 멧돼지 등의 박제를 의뢰하는 사람이 많았다. 한 달에 20점 정도 의뢰가 들어왔다. 1980년대 초엔 창경궁의 아기 코끼리 둘리가 죽자 둘리를 박제로 재현하는 작업을 맡게 되었고 그 과정이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80년대 말로 접어들면서 박제는 사냥과 함께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야생동물보호에 관심이 높아가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동물을 함부로 사냥하기 어려워졌고 박제 의뢰도 줄어들었다. 90년대 초에 독립한 조 소장은 생태 관련 박물관에서 전시용 동물 박제 일을 주로 맡게 됐는데 일감이 점차 줄어들자 박제는 부업으로 삼고 가방 유통업 등 개인사업을 해왔다.)

 

- 어류박제연구소는 언제 세우신 거죠?
제가 평생 배웠고 제일 잘 하는 일이 박제입니다. 문화재 기능인으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나이를 더 먹기 전에 박제 일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어요. 지금의 사회 분위기로 본다면 동물박제는 어려울 것 같고 제약이 별로 없는 물고기가 박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분야라고 봅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어류박제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 소장하고 있는 어류박제는 직접 낚은 것들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어려서부터 붕어낚시를 즐겼고 한때 루어낚시를 하긴 했지만 열성적인 편은 못 됩니다. 아는 분들은 어류박제의 완성도를 위해서라도 낚시를 열심히 다녀서 물고기를 자주 관찰하라고 조언하시더군요. 동감합니다. 어류박제를 본격적으로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만큼 앞으로는 낚시도 열심히 다닐 생각입니다.
- 낚시인들이 낚은 물고기로 박제 제작을 의뢰할 경우 가격은 어느 정도입니까?
박제는 크기가 클수록 손이 많이 갑니다. 30cm 전후 크기의 물고기라면 30만원 정도, 그보다 더 큰 어종은 40만원 정도를 예상하시면 될 겁니다.       
- 어류박제는 어떤 걸 보고 잘 됐나 안 됐나를 판단합니까?
있는 그대로의 생생함이죠. 체색이 살아있을 때와 거의 같은가를 살펴보고 지느러미나 비늘이 상하지 않아야 하고 눈도 살아있는 듯 빛나야 합니다. 박제를 하는 사람은 관찰력과 상상력이 있어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고기 특유의 역동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약간 몸을 비튼다든가 뛰어 오르는 모습을 연출해서 정말 살아 숨쉬는 물고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외국에선 박제를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매년 국제콘테스트가 열리기도 합니다. 낚시인은 자신이 잡은 물고기를 사진이나 어탁으로 남기고 싶어 합니다. 낚은 물고기 박제도 훌륭한 기록방법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어류박제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많이 만나볼 생각입니다. 물고기박제가 예술어탁처럼 낚시문화의 한 축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어탁회 이상근 회장님도 한번 찾아뵙고 싶습니다. 어류박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또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수강생을 모집해 어류박제를 가르치고도 싶습니다.   
▒ 어류박제연구소 031-585-3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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