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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밑걸림 없는 신개념 봉돌 개발한 만화가 오세호
2013년 10월 7332 4040

 People

 

밑걸림 없는 신개념 봉돌 개발한

 

만화가 오세호

 

 

“이것이 밑걸림 제로의 미사일싱커입니다” 

 

 

서성모 기자

 

「만화로 배우는 낚시」 시리즈로 낚시인에게 친숙한 만화가 오세호씨가 새로운 작품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림이 아니라 미사일싱커라 이름 붙인 낚시용 봉돌이다.

 

 “물속에서 서있기 때문에 걸릴 일이 전혀 없습니다.” 자신이 개발한 미사일싱커를 보여주고 있는 오세호씨.

 

 

8월 중순 편집부 앞으로 택배 하나가 배송됐다. 죖발송자 오세호’란 용지가 붙어 있는 종이상자엔 미니 핫도그처럼 생긴 물건이 세트로 들어 있었는데 처음엔 그게 무엇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함께 동봉한 편지를 보고 그게 오세호씨가 개발한 봉돌 제품이란 걸 알았다. 플라즈마(plasma)란 브랜드로 출시된 ‘미사일싱커’란 낚시봉돌로서, 편지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3년간 연구와 테스트 끝에 내놓은 발명품입니다. 젓가락처럼 가는 미사일 형태의 싱커로서 황동과 두랄루민으로 만들었습니다. 싱커 상단에 핫도그 모양의 EVA 부력재를 끼웠기 때문에 물속에서 스스로 서있습니다. 상단 도래에 원줄을 연결하고 하단 도래엔 목줄과 바늘 미끼를 달면 되므로 사용법도 간단합니다. 줄을 감으면 65도 각도로 끌려오기 때문에 기존의 봉돌과 달리 절대 밑걸림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기자 여러분들께 한번 사용해보시라고 보내드립니다.」
오세호씨는 낚시잡지에 오랜 기간 낚시만화를 연재하고 책을 낸 낚시전문 만화가이자 낚시방송에 고정출연해 낚시강좌를 진행하는 전문가이다. 만화가로서 작품 활동에 매진해오던 그가 갑자기 왜 낚시용품을 만들게 되었을까? 그리고 이 미사일싱커는 그의 설명처럼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일까? 궁금증을 못 이겨 전화를 걸어보았다.

“지그헤드 백여 개 수장시키고 연구 시작”

그림 그리는 분이 어떻게 낚시용품까지 개발하게 된 거죠?
4년 전에 낚시잡지에 바다루어낚시 만화를 연재하게 된 것이 계기였습니다. 저는 직접 낚시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화를 그립니다. 취재를 위해 갯바위에서 지그헤드 리그로 광어와 우럭낚시를 했는데 이게 자꾸 걸리는 겁니다. 자꾸 루어를 수장시키니까 짜증이 나더군요. 몇 달 동안 한 백여 개 수장시켰을까요. 그때 이래선 안 되겠구나. 이 문제를 내가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그다음부터 연구에 매달리게 됐죠.

생김새가 특이합니다. 처음 봤을 때엔 낚시용 봉돌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연구를 시작할 때 왜 봉돌이 갯바위에 걸릴까 생각했죠. 지그헤드 리그를 얕은 갯바위에서 끌어보면서 관찰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지그헤드의 헤드가 걸리는 게 70프로, 바늘이 걸리는 게 30프로였습니다. 가장 큰 밑걸림 원인인 봉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고민을 거듭했는데 어느 날 머리를 탁 스치고 지나가는 게 있었습니다. 바로 썰매였습니다. 북극이나 남극 같은 곳에선 뾰족뾰족한 빙판에서도 썰매 날은 걸림 없이 잘 나아가잖아요. 기존 봉돌이 둥글고 면적이 넓어서 갯바위 틈에 잘 낀다면 썰매 날처럼 가늘게 만들면 되지 않겠나 싶었죠. 그래서 연구를 거듭해서 지금의 형태가 나온 것입니다. 거기에 걸림 확률을 더 줄이기 위해서 이브이에이(EVA)란 동그란 부력재를 끼워서 싱커가 서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늘 걸림을 막기 위해 바늘이 바닥에 닿지 않도록 바늘 귀에 끼우는 동그란 형태의 부력볼인 부상헤드를 따로 또 개발했습니다. 

 

오세호씨가 광어·우럭낚시에 사용한 미사일싱커 채비를 보여주고 있다.

 

미사일싱커를 사용해본 분들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작년에 오세호의 낚시창이란 네이버카페를 개설해서 회원들에게 나눠주고 꾸준히 테스트를 해오고 있습니다. 밑걸림이 심하기로 유명한 시화방조제와 지그헤드의 무덤이라고 하는 태안의 갯바위, 그리고 제주도까지 날아가서 두루 테스트해봤는데 간혹 줄이 끼어서 터지는 경우는 있어도 봉돌이 끼어서 터지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카약 하시는 분들이 사용해보시고는 후한 평가를 내려주시더군요. 밑걸림이 없으니 속 편하고 고기도 잘 잡힌다고 하면서 조행기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민물바다겸용 10그램부터 돌돔원투 선상다운샷용 35그램까지 3그램 단위로 출시되어 있는데 75그램 이상의 외줄낚시용 제품도 곧 출시될 예정입니다.

일본에 한국의 낚시를 알린 만화가

오세호는 1958년 서울에서 4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낚시를 좋아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덕분에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물가를 찾는 일이 많았다. 한강이 가장 자주 가는 낚시터였다. 동물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았던 소년은 물가나 숲에서 물고기와 곤충을 관찰하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낮에 눈여겨보았던 것들을 집에 돌아와 도화지에 옮겨놓는 일을 반복했다. 동물과 자연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를 즐겨 읽었는데 소싸움을 즐겨 그린 전래식 작가를 가장 좋아했다.   
부유했던 집안은 오세호가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급격히 기울었다. 경기도 안성으로 집을 옮기고 그곳에서 과수원 농사를 지었다. 아버지는 농사일을 물려받기를 원했지만 화가의 꿈을 키웠던 오세호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결국 가출해 전래식 작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나중에 학업을 이어서 대학을 마치긴 했지만 고등학교를 중도에 그만두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죠. 전래식 선생님은 동양화를 전공하신 분이었는데 그분 밑에서 동양화를 비롯해 그림 수업을 충실히 쌓았습니다. 틈틈이 시간이 날 때는 낚시를 떠났는데 첫 수입인 원고료 5천원을 전부 당시의 신종 장르인 루어낚시 장비를 마련하는 데 썼어요.”
문하생으로 3년간 만화를 배운 오세호는 1982년 한국일보 만화공모전에 응모하여 우수상으로 당선되어 만화계에 데뷔한다. 소년한국일보에 3년간 만화를 연재한 후 다시 3년간 동양화 그리기에 몰두한 그는 88년 우리나라 첫 성인 만화잡지인 <만화광장>에 연재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들어갔다. 같은 해엔 일본의 대형 출판사인 고단사(講談社)로부터 만화 연재 제의를 받고 국내 최초로 일본 만화잡지인 <모닝>에 낚시만화 ‘낚시질’을 연재했다.
“모닝 편집장이 직접 방한했는데 제 그림에 대해 일본의 작가 중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그림이라고 평하더군요. 제일 관심 있는 분야를 그려달라고 해서 낚시를 그리기로 했죠. 공감할 수 있는 낚시인의 내면세계를 그리자고 마음먹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우리의 고유종인 쏘가리를 다뤘을 때는 폭발적이었죠.”

「만화로 배우는 민물·바다낚시」는 6만부 팔린 스테디셀러

「낚시질」과 병행해 일본 잡지에 연재했던 「수국(水國) 아리랑」은 오세호의 대표작이다. 우리나라 강과 저수지, 바다에서 펼쳐지는 토속 이야기를 다뤘는데 모두 그가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졌다. 그는 연재를 위해 낚시가방을 메고 전국을 누비면서 취재를 했다.
일본의 독자들은 오세호의 동양화풍의 그림체를 마음에 들어 했다. 일본에 먼저 출간된 작품집은 홍콩과 대만에도 번역되어 출간됐다. 오세호는 우리나라보다도 동남아에서 더 인정받는 작가였다. 
작품을 통해 낚시인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한 오세호가 낚시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94년 「월간낚시」에 연재를 맡으면서부터다. 낚시극화를 그렸던 그는 낚시잡지에서는 낚시기법을 만화로 알기 쉽게 풀어냈다. “낚시란 게 각자 노하우가 있지만 어느 한 부분에선 정답이라 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그걸 모으고 정리해서 만화로 모범답안을 만드는 작업을 했습니다.”
월간낚시에 10년간 낚시만화를 연재하면서 낚시인들은 낚시만화가 오세호를 뚜렷이 기억하게 되었다. 97년엔 월간낚시의 연재물을 묶어 「만화로 배우는 민물낚시」 「만화로 배우는 바다낚시」를 차례로 발간했다. 「만화로 배우는 낚시」 시리즈는 출판사를 바꾸어 몇 차례 재개정되어 출간되었는데 지금까지 6만부가 팔린 스테디셀러다.

“만화처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제품 만들고 싶었다”

지난 9월 3일 서울시 성북구 노원동에 있는 그의 화실을 찾았다. 화실 정문엔 ‘류하컬렉션’이라는 명패가 붙어있었다. 류하(流河)는 오세호의 호(號)다. 빼곡한 만화책장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만화원고를 예상했던 화실엔 낚싯대, 봉돌, 떡밥 등 낚시용품이 더 많아 보였다. 기자를 반갑게 맞은 오세호씨가 두툼한 서류봉투를 보여주었는데 봉투 안엔 200여개의 저작권 등록증이 들어 있었다.
오세호씨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고 명지대와 경민대에서 만화를 가르쳤다. 만화가 본업이긴 하지만 공학도 기질이 강해서 무언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설계하고 실행에 옮겼다. 그림 그리는 시간 외엔 혼자서 아이디어 구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동안 그가 개발한 낚시관련 창작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물고기를 캐릭터화해서 만든 모자와 수건, 패치가 한쪽에 쌓여 있고 벽 쪽엔 그가 그린 동양화풍의 낚시그림이 새겨진 족자와 스탠드가 놓여 있었다. 수석과 도자기에도 한때 빠져서 이를 낚시와 접목한 작품도 있었다.         

 

화실이 아니라 낚시용품 회사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낚시사업에 뛰어드신 건가요?
미사일싱커에 매달린 지 3년이 지났습니다. 9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홍보와 함께 제품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서울 지역은 이미 유통망을 확보했고 미사일싱커를 판매할 지사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류하문화사란 출판사를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이번처럼 본격적으로 사업가로 나선 것은 일생에 처음입니다.

개발자로서 어떤 분에게 미사일싱커를 추천하고 싶습니까?
미사일싱커는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제품이라는 점에서 발명품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만화는 글과 달라서 기법을 설명할 때는 핵심적인 요소들을 함축해서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독자가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데 미사일싱커 개발 과정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밑걸림 없이 쉽게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금의 제품이 탄생한 거죠. 세상엔 다양한 물고기와 기법이 존재하지만 결국 봉돌을 사용해 물속에 가라앉힌 뒤 미끼를 단 바늘로 고기를 유혹해내는 이치는 같습니다. 미사일싱커는 누구나 쉽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전천후 제품입니다. 낚시를 모르는 일반인이나 입문자 분들에겐 밑걸림 걱정이 없으니 더할 나위 없겠죠?   

미사일싱커는 어떤 낚시 장르에 활용하면 좋을까요?
전 장르에서 고루 활용할 수 있지만 밑걸림이 큰 문제로 다가오는 연안 바다루어낚시에서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광어·우럭 루어낚시와 오징어 에깅은 루어를 바닥에 가라앉히고 리트리브하는 게 기본 낚시요령인데 바닥 걸림 없이 탐색할 수 있는 미사일싱커가 딱 알맞은 채비죠. 간혹 동그란 부력재 때문에 걸리지 않느냐고 물어오는 분도 계신데 탄력이 있기 때문에 걸려도 몇 번 낚싯대를 위로 들어 올리면 금방 빠집니다.   

 

좌) 오세호씨가 그림과 낚시를 접목해 내놓은 상품들. 낚시만화를 비롯해 캐릭터 모자, 스탠드 등 다양하다.우) 오세호씨가 직접 만든 미사일싱커 설계도면과 실물 제품.


 

싱커 하단에 목줄을 연결하는 것 외에 다른 활용 방법은 없습니까?
미사일 형태의 싱커는 도래가 있는 상단 부위와 중간 부위를 돌려서 분리할 수 있는데 여기에 미사일싱커 전용 편대를 끼우면 편대채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 부력재 역시 분리할 수 있는데 소형, 중형, 대형을 서로 바꿔 교체하면 채비의 하강 속도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미사일싱커에 대해선 제 홈페이지인 오세호의 낚시창(cafe.naver.com/ohseho)에 100페이지 가까이 정리해놓은 게 있으니 방문해서 읽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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