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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와 토종고기 사이의 새로운 균형
2010년 11월 1019 434

 

 

 

 

배스와 토종고기 사이의 새로운 균형

 

 

저희 낚시춘추 사무실이 있는 파주출판도시 안에 한강에 연결된 작은 수로가 있습니다. 삼사 년 전만 해도 이 수로에는 배스가 꽤 많았습니다. 수초  속에 숨어 먹잇감을 노리는 녀석들이 눈에 보일 정도였죠. 그런데 지금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습니다. 붕어며 잉어 가물치는 여전히 많은데, 배스는 사라졌습니다.
올 추석에 가보니 제 고향인 진주 남강에도 배스가 현격히 줄었더군요. 80년대 말에 배스가 급속히 퍼진 남강은 이후 90년대 중반까지 아무 데서나 루어를 던지면 배스가 낚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진주 낚시인들은 “남강에서 배스가 귀해진 지 꽤 됐다”고 합니다. 그 많던 배스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저는 그 의문을 이달의 특집 「후 아 유? 코리아 배스」를 읽고 풀었습니다. 외래어종 연구의 권위자로서 지난 5년간 우리나라 호소의 배스분포를 조사해온 중앙내수면연구소 이완옥 박사는 “안동호의 빙어가 격감하면서 빙어를 먹고 살던 안동호의 배스도 빠르게 줄고 있다. 배스가 유입된 지 오래된 곳은 대부분 베이트피시(먹이고기)가 감소하면서 배스의 개체수도 함께 줄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서운 확산속도로 우리나라 수계를 삼켜버릴 것 같던 배스도 결국 번식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이완옥 박사의 조사를 통해 나타났습니다. 한계의 원인은 베이트피시의 감소! 배스들은 이식  초기엔 풍부한 먹이를 포식하며 빠르게 번식했지만, 성찬이 끝난 지금은 아사(餓死)로 인한 개체수 조절의 고통스런 과정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외래어종 퇴치”를 부르짖지만 실상은 뾰족한 대책도 없는 사람들을 비웃듯 자연은 스스로의 먹이사슬로 배스와 토착어종 간에 새로운 균형을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이완옥 박사의 연구결과는 배스의 지나친 확산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겐 희망적 리포트지만 배스낚시인들에겐 좀 비관적인 리포트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완옥 박사는 “이것은 배스가 우리 생태계에 점점 적응하며 살고 있다는 징후다. 주암댐에서는 배스와 쏘가리와 꺽지가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례도 발견할 수 있었다. 배스는 이제 귀화어종이 됐다.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토착어종과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배스가 한 나라의 생태계에 이식돼 일정한 비율의 개체수로 적응하는 기간이 100년 정도 걸린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배스가 들어온 지는 35년이니까 아직도 과도기 단계인 셈입니다. 인터뷰에서 이완옥 박사는 배스의 생태를 고려하지 않은 조급한 증식은 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배스는 댐처럼 큰 수면에서 살아야 하는 고기입니다. 먹이고기가 많지  않은 소류지에 배스가 유입되면 그곳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배스도 굶어죽게 됩니다.”
이제는 배서들이 게임피싱에만 열광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생물학적으로 배스를 바라봐야 할 때입니다. ‘왜 배스를 미워할까? 왜 배스의 매력과 산업적 가치를 몰라줄까?’하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일반인의 눈으로 배스의 ‘100년 적응’을 진중하게 지켜보는 태도, 그것이 한국배스의 ‘귀화’를 돕는 길일 것입니다.

 

낚시춘추 편집장 허만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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