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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진의 ‘찌낚시, 이것이 알고 싶다’_갯바위 소음은 조과에 영향을 미치는가?
2014년 05월 617 4720

민병진의    ‘찌낚시, 이것이 알고 싶다’

 

 

이달의 주제

 

 

갯바위 소음은 조과에 영향을 미치는가?

 

 

갯바위 낚시인들이 낚시 도중 무심코 지나치는 게 소음에 관한 문제다. 채비는 예민하게 쓰고 밑밥도 정성들여 준비하면서 소음을 줄이려는 노력에는 소홀하다. ‘갯바위 소음이 조과에 영향을 미치는가?’라고 묻는다면 필자는 당연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고 싶다.

민병진 다이와 이소 필드마스터·대마도 우키조민숙 대표

 

 

 대마도 아소만에서 감성돔을 히트한 낚시인이 뜰채를 대기 위해 수중턱 부근으로 접근하고 있다. 물이 맑고 수중 경사도가 완만한 갯바위에서는 사진처럼 뒤쪽으로 약간 물러나 낚시하는 게 유리하다.

 

 

낚시 중 낚시인이 발생시키는 소음은 두 종류다. 하나는 발소리(갯바위신발이 내는 파열음)  또 하나는 목소리다. 이 중 물속의 고기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발소리 즉 파열음이다. 왜 파열음이 물고기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물체와 물체가 부딪쳐 발생하는 파열음과 대화 때 발생하는 소음은 물속에 미치는 전달력에서 비교할 수 없는 큰 차이가 있다. 자연은 고체, 액체, 기체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들은 각각 서로 다른 밀도를 지니고 있다. 이중 고체와 액체는 밀도 차가 크지 않아 갯바위에서 발생한 파열음이 물속으로 쉽게 전달된다. 반면 공기 중에 진동의 형태로 전달되는 소음은 전달력이 크게 떨어진다. 
실제 물속에 들어가 활동하는 스쿠버다이버의 말에 의하면 “파도가 없고 잔잔한 날에는 스파이크 갯바위신발을 신은 낚시인들의 발자국 소리가 수십 미터 거리에서도 들린다”고 한다. 반면 물 밖에서 낚시인끼리 떠드는 소리, 라디오에서 울리는 음악 소리 등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고. 진동의 형태로 전달된 소음은 액체인 물속에 쉽게 전달되지 않고 수면에서 대부분 반사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은 민물낚시를 해본 낚시인라면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밤낚시를 하다보면 수백 미터 떨어진 건너편 연안에서 낚시인끼리 속닥대는 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밤에는 약간만 크게 불러도 멀리 떨어진 낚시인이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것은 밤이 낮보다 조용해서이기도 하지만 수면이 진동의 형태로 전달되는 소리를 반사시키는 게 더 큰 원인이다.

 

물고기의 내이(內耳)는 볼륨 조절 기능 갖고 있어  

외부 소음이 물고기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다른 증거는 물고기 청각기관에 있다. 물고기의 눈과 코는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외부로 돌출돼 있지만 귀는 머리 속에 들어가 있다. 그래서 물고기의 귀를 내이(內耳)라고 부른다. 물고기의 내이는 독특한 기능을 갖고 있는데 스스로 소리의 크기를 조절하는, 일종의 볼륨 조절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방파제에서 테트라포드를 쌓는 공사를 하거나 화물선이 물건을 하역하며 큰 소음을 유발하고 있어도 그 옆에서 낚시를 하면 물고기를 어렵지 않게 낚을 수 있다. 심지어 낚싯배가 손님을 포인트에 내려놓는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입질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것은 물고기가 듣기 싫은 소리를 스스로 감소시키는 조절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금붕어가 들어있는 어항을 손으로 두들기면 처음엔 놀라서 도망가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 무관심해진다. 이것은 소음에 익숙해져서가 아니라 스스로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줄이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대화 정도라면 몰라도 발자국 소리, 이동 중 돌이 구르는 소리, 무거운 물건을 내려놓는 소리 등은 물고기에게 경계심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같은 소음을 발생시켜도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한 날은 물속 전달력이 약해지지겠지만 조용하고 잔잔한 내만이라면 가급적 소음을 줄이는 것이 물고기의 경계심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사람은 물고기가 안 보여도 물고기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소음과 더불어 물고기의 경계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인기척을 꼽을 수 있다. 낚시에 집중하다가 볼일을 보기 위해 잠시 자리를 떠날 때, 물건을 집기 위해 몸을 굽히거나 뒤로 물러설 때 입질이 오는 경우를 자주 겪었을 것이다. 그때마다 낚시인들은 우연으로 치부 하지만 실제로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현상이다.
그것은 그림1에서 보듯 빛이 수면을 통과할 때 굴절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빛은 공기 중에서는 직진성을 갖지만 성질이 다른 물질을 만나면 굴절이 된다. 막대기를 물속에 넣었을 때 막대기가 위쪽으로 약간 꺾여 보이는 현상, 어항 속 물고기가 실제보다 커 보이는 현상, 수심이 얕은 줄 알고 물속에 들어갔더니 예상보다 깊어서 깜짝 놀랐던 경우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런 빛의 굴절률은 조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림2에서 보듯 수중턱 아래에 은신한 물고기는 원래는 수중턱에 시야가 가려 물 밖의 낚시인을 볼 수가 없지만 빛의 굴절현상으로 인해 낚시인의 움직임을 감지하게 되는 것이다. 낚시인 역시 수중턱 아래의 물고기를 볼 수는 있지만 물속은 물 밖과 달리 어둡기 때문에 낚시인이 물고기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이 상황에서 불리한 것은 낚시인인 셈이다.
특히 계류낚시의 경우 낚시인들이 최대한 몸을 숙인 상태로 낚시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것은 계류어의 시력이 좋은 이유도 있지만 수심이 얕고 빛의 굴절률 때문에 낚시인의 움직임이 물고기에게 쉽게 노출되는 것이 주요한 이유다.
갯바위낚시에서도 발밑 수심이 깊거나 물색이 탁한 곳에서는 큰 상관이 없으나 연안에서부터 완만하게 얕아지는 지형을 갖춘 곳에서는 인기척이 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대마도의 아소만처럼 연안과 가까운 수중턱 아래를 노리는 상황, 제주도처럼 연안 지형이 완만한 갯바위, 통영이나 거제 내만처럼 물빛이 맑고 수중턱이 확실하게 눈에 띄는 곳이라면 가급적 자세를 낮추거나 뒤로 1~2m 이상 물러나 낚시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지형을 갖춘 곳이라도 수면에 파도와 물보라가 일어나는 상황이라면 인기척의 영향은 크게 적어진다. 맑고 투명한 유리를 통해서는 밖이 잘 보여도 깨져서 금이 간 유리는 잘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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