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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진의 ‘찌낚시, 이것이 알고 싶다’_날씨가 흐리면 정말 벵에돔이 잘 낚일까?
2014년 09월 1414 5087

민병진의 ‘찌낚시, 이것이 알고 싶다’

 

 

이달의 주제

 

날씨가 흐리면 정말 벵에돔이 잘 낚일까?

 

 

민병진 다이와 이소 필드마스터·대마도 우키조민숙 대표

 

 ▲안개가 자욱하게 낀 장마철 제주도에서 벵에돔을 낚아내고 있다. 장마철에는 장기간 햇빛이 강하게 내라쬐지 않아 높았던 수온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여름이 되면 낚시인들 사이에 자주 언급되는 얘기가 ‘장마 벵에돔’에 관한 내용이다. 그리고 주요 내용은  ‘날씨가 흐리면 벵에돔이 잘 낚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날씨가 흐리면 벵에돔이 잘 낚일까?
나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흐린 날보다 맑은 날에 벵에돔을 많이 낚은 경험이 더 많기 때문이다. 흐린 날 벵에돔이 잘 낚이는 날도 있긴 하지만 특정한 상황으로 한정짓고 싶다. 
특히 장마 때 내린 많은 비가 과열된 바다의 수온을 끌어내려 벵에돔낚시가 호황을 보인다는 얘기도 근거가 부족하다고 본다. 당장 표층 수온은 일시적으로 내려갈지는 몰라도 물속 전체로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장마철 수온 안정의 실질적 요인은 비가 아니라 햇빛이다

그래서 나는 장마철에 벵에돔낚시가 잘 된다는 통설에 많은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낚시가 잘 될 시기를 장마철 중후반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벵에돔의 부상과 관련이 깊다.
장마가 오기 전 바다의 표층 수온은 28~30도를 오르내릴 정도로 뜨겁다. 이렇게 수온이 높으면 벵에돔은 상층으로의 부상을 기피하고 잡어만 득세하게 된다. 당연히 낚시가 안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마가 시작되면 수온이 점차 안정세로 돌아서는데 그 안정세의 원동력이 많은 양의 비가 아니라 흐린 날씨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흐린 날씨가 계속되면 자연스럽게 뜨거운 햇살은 차단돼 수온이 점차 안정세로 돌아서기 때문이다. 비는 잠깐 와서 상층만 식혀주지만 빛은 종일 그리고 물속 깊이까지 파고들기 때문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영향이 하루나 이틀로는 미미하다. 적어도 5~6일가량 지속돼야 중층까지도 비슷한 수온이 유지되면서 벵에돔 활성이 살아나는 것이다. 그래서 장마철 초반에는 조황이 살아나지 않다가 중후반으로 갈수록 입질이 활발해질 때가 많다. 
 
흐린 날 물속은 오히려 밝아질 수 있다

흐린 날 벵에돔낚시가 잘 된다는 설에는 여러 가지 추측이 또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니 참고만 해보자.
1. 흐린 날에 오히려 물속 시야가 좋아진다
날씨가 흐리면 물속의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덜 한다. 그래서 물속이 맑아져 시야가 좋아진다는 얘기다. 잠수부들이 자주 언급하는 내용으로 벵에돔 역시 시야가 밝아져 왕성하게 미끼를 찾아다닌다고 추측할 수 있다.
2. 물 밖이 어두워지면 벵에돔이 낚시인을 알아보기 어렵다
미물인 벵에돔이지만 물 밖에서 뭔가가 계속 움직인다면 강한 경계심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날씨가 흐려져 외부가 어두워지면 그만큼 식별 능력이 떨어진다는 설이다. 경계심이 풀어진 만큼 왕성하게 떠오를 것이다.
3. 벵에돔 눈의 피로가 적어진다
햇빛이 강하면 수면을 향해 솟구치며 먹이활동을 하는 벵에돔의 눈이 피로해지지만 흐린 날은 그런 걱정이 없어 안정감을 느낀다는 설이다.

 

저기압 몰려오면 고기의 컨디션도 나빠져

앞서 날씨가 흐린 날(저기압 상황) 고기가 잘 되는 경우를 제시해 보았지만 실제로는 날씨가 맑은 고기압 상황에서 입질이 왕성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또 무엇인지 궁금할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은 낚시인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모든 동물은 고기압 상태일 때 컨디션이 좋아지고 흐릴 때 컨디션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좋은 예로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면 노인들은 뼈마디가 쑤시고 아프다고 하소연한다. 건강한 젊은이들도 날씨가 흐리면 기분이 우울해져 활동까지 소극적으로 변한지 않는가. 물고기들도 마찬가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추측이 가능하다.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파고들어 왜 고기압일 때 동물들의 활성이 좋아지는 것일까? 이 점에 대한 나의 질문에 일본인 의사가 나에게 해준 말이 매우 흥미롭다. 그 의사의 말에 의하면 고기압에서는 사람 혈관 속의 각종 성분들이 활성화되는 반면 저기압이 되면 활성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날씨가 좋은 날은 컨디션이 최상에 달해 자꾸 밖으로 나가 활동하고 싶어 하고 흐린 날은 기분이 우울해지고 몸까지 무거워져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려 한다는 것이다.
초자연적인 현상의 영향을 인간보다 더 예민하게 감지하는 물고기가 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는 건 쉽게 추측할 수 있다.

 


 

태풍 전에는 왜 낚시가 잘 될까?

태풍의 앞에는 늘 고기압이 형성되기 때문

 

태풍 전에는 낚시가 잘 된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가끔 무모하게 출조했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왜 태풍 전에는 낚시가 잘 되는 것일까? 그것은 태풍의 기압이 960mb(밀리바) 수준인 초저기압을 유지하기 때문이다(940mb로 내려가면 초대형 태풍이며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모할 때의 기압은 980~990mb를 유지한다). 기압골의 배치상 초저기압인 태풍의 앞과 뒤에는 자연스럽게 고기압대가 형성되는데 그래서 태풍이 지나간 뒤끝에도 낚시가 잘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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