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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크의 북미 대탐험4 - 110kg 옐로우핀 투나로 잭팟 거머쥐다
2011년 03월 1008 519

 

 

샤크의 북미 대탐험 4

 

 

110kg 옐로우핀 투나로

 

13명의 미국 프로들 제치고 잭팟 거머쥐다

 

 

멕시코 허리케인 아일랜드로 떠난 옐로우핀 투나 원정에서 나는 13명의 미국 프로낚시인들 중 최고기록을 낚아 샌디에고항 선주협회가 가장 큰 고기를 낚는 낚시인에게 주는 잭팟(Jack-pot)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 신동만 N·S 프로스탭 |

 

허리케인 아일랜드를 찾은 지 이틀째 되는 날. 새벽에 일어나는데 몸을 일으키기 쉽지 않다. 첫날 거친 파도를 이기면서 연거푸 3번의 입질을 모두 랜딩으로 성공시켰고 어떻게든 일정 초반에 촬영분량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심리적인 중압감이 몸을 무겁게 만들었다. 발바닥은 물집이 생겨 샌들을 신을 수조차 없고 간간이 어깨로 전해오는 통증이 몸 구석구석을 괴롭혔다.
힘들지만 맑은 정신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샤워를 끝내고 식당 구석에 마련된 아침식사를 바라봤다. 평소 같으면 허겁지겁 달려들었을 텐데 약간의 멀미로 인해 식욕이 정체되어 있는 기분이다. 우유 한 잔에 시리얼 그리고 바나나. 시리얼은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다. 그렇게 음식을 두고 고민에 빠져있는 동안 밖에서는 벌써 낚시가 시작된 듯 분주한 모습이다. 밖의 날씨는 한국의 늦가을과 같이 고온건조하면서 약간의 한기를 느끼게 한다. 긴팔 옷을 입지 않으면 좀 추운 그런 을씨년스런 날씨다.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때우고 갑판으로 나가니 필자를 제외하고 모두 낚시를 시작하고 있었다.

 

 

15박 16일 원정 후 샌드에고항에서의 기념촬영. 원정팀 중 가장 큰 옐로우핀 투나를 낚은 세 사람이 촬영을 했는데 110kg을 올린 필자(왼쪽)가 1등 고기에 주어지는 '잭팟'을 거머쥐었다.

 

 

원정 이틀째, 생미끼낚시로 도전

 

필자 역시 이번에는 현지인들처럼 생미끼를 꿰어 도전할 생각이다. 한국에서 갖고 온 지깅 낚싯대를 들었다. 이미 미국 첫 원정에서 그리고 캐나다, 파나마에서 혁혁한 조과를 올린 적이 있는 매직아이 시리즈 중에서 자이언트 모델을 골랐다. 릴은 미국인 케니씨가 빌려준 50파운드급의 중형 트롤링릴을 세팅하고 원줄은 50lb 600m, 그리고  쇼크리더는 80lb를 30m 연결하고 바늘은 훅포인트의 커브가 심한 라이브베이트용 4/0 사이즈의 바늘을 달았다. 생미끼가 들어있는 물칸에서 가장 팔팔해 보이는 정어리 한 마리를 손에 쥐고 바늘 끝에 머리 앞쪽 콧잔등 위를 꿰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수심 깊이 미끼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다. 
생미끼를 바늘에 꿰는 방법은  네 가지가 있다. 수심 깊은 곳까지 내리기 위한 코꿰기, 표층으로 멀리 보내기 위한 등꿰기, 중층 가까운 곳에서 느린 움직임으로 유인하기 위해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중간 위쪽에 꿰기. 중층에서 멀리 빠른 속도로 보내기 위한 배 뒤쪽 항문꿰기다. 이렇게 생미끼를 바늘에 꿰는 방법도 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참치 떼의 이동경로와 수심층을 판단하여 수시로 바꿔주어야 한다. 생미끼낚시라고 해도 많은 생각과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것을 종합해볼 때 결코 운이 좋아서 참치를 낚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본인의 노력 그리고 숱한 경험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인 것이다.  
미끼를 꿰어 물속으로 내리자마자 갈매기 한 놈이 금세 날아와 정어리의 머리를 물어서 미끼가 죽고 말았다. 이럴 때는 다시 꿰어야 한다. 이렇듯 갈매기와의 신경전도 이겨내야 한다. 하늘에서 날고 있는 갈매기의 움직임과 방향 그리고 정어리의 컨디션, 조류의 방향이 잘 맞아서 미끼를 내리자마자 깊이 내려가 갈매기의 공격을 피하고 또 배의 반대편 즉 조류를 따라 잘 내달려주어야 비로소 낚시가 시작되는 것이다. 정말로 어렵다. 쉬운 낚시란 없는 것 같다.

 

 

낚싯대를 두 손으로 잡고 온몸으로 옐로우핀 투나와 맞서고 있다.  

 

 

300m를 차고 나가는 빅피시

 

150m 정도 조류 속으로 흘러간 미끼 주변에 참치가 모여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원줄을 통해 전해오는 “파르르”하는 감각. 좀 더 낚싯줄을 풀어주고 기다려야 하는데 급한 마음에 드랙을 조금 올리고 나니 허전함이 느껴졌다. 미끼를 따먹힌 것이다.
두 번째 미끼는 코꿰기가 아닌 배 밑 항문 쪽에 꿰었다. 150m 정도 라인이 풀렸을까? 정어리가 갑자기 멈춰섰다. 그러다 잠시 후 별다른 충격 없이 다시 스르르 풀리며 원줄을 통해서 타닥타닥 떨림이 느껴졌다. 200m 가량 풀고 나간 정어리가 영 힘이 없어 신통치 않다는  느낌이 들어 천천히 감아 들였다. 100m쯤 감은 듯싶은데 ‘턱!’ 하고 강한 충격이 왔고 곧이어 스풀이 주르륵 미끄러지더니 엄지손가락으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쉼 없이 풀려나갔다. 300m는 족히 차고 나갔다. 이 정도면 분명 100kg을 넘길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싸우기도 전에 겁부터 났다. 과연 이번에는 몇 시간을 싸워야 할까? 초반 기 싸움에서 이겨야 참치와 나의 전투시간이 짧아진다. 드랙을 2kg 정도 높였다. 원줄과 쇼크리더의 매듭, 그리고 원줄의 강도, 낚싯대의 견고함, 마지막으로 릴의 드랙 성능에 대해 믿음을 갖고 제대로 싸워보고 싶었다. 
30m를 감자 다시 200m를 풀고 나갔는데 맞힘을 쓸 때엔 낚싯대가 최대한 꺾여 극한상황에서만 발생하는 가이드와 블랭크의 특이한 소리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팽팽히 맞서고 있던 놈이 갑자기 역행하기 시작했다. 이럴 때는 쉬지 않고 온힘을 다해서 핸들을 감아야 하는데 이것 역시 힘이 든다. 핸들을 잡은 오른손에 근육경련이 일어나고 찢어지는 듯 고통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핸들링을 쉬면 바늘이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를 악물고 감아야 한다. 그렇게 순식간에 200m 정도를 감아 들였다. 천천히 속도를 늦추던 녀석이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인지 지긋이 버티기에 들어갔는데 이번엔 오른쪽으로 천천히 이동한다. 아무래도 배를 한 바퀴 돌아야 할 것 같았다. 배를 네 바퀴 이상 돌아야만 게임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

 

110kg 옐로우핀 투나를 낚다

 

참치가 너무 빠른 속도로 이동해서 헬퍼가 낚싯대를 넘겨받아 급히 선수 쪽으로 100m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럴 때 낚싯대를 헬퍼에게 건네주는 이유는 낚시인은 파이팅용 하네스, 즉 스탠드업용 대형 플레이트가 무릎 위를 덮고 있어서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도 선수 쪽으로 뛰어가 헬퍼에게 낚싯대를 넘겨받고 다시 싸움에 들어갔다. 약 100m를 남겨놓고 마지막 신경전에 돌입했다. 마지막 신경전에서는 참치와 나 사이에 한 치의 양보도 없다. 낚싯줄을 손으로 튕겨보면 기타 줄처럼 경쾌한 소리가 울리고 핸들을 반 바퀴 돌리기도 힘들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50m를 남기고 또다시 신경전을 벌일 때는 이미 파이팅 시간은 1시간 20분을 넘기고 있었다. 배를 두 바퀴 돌았고 핸들을 겨우 반 바퀴씩 감아 들여서 이제는 녀석과 남은 거리는 20m. 이제 중요한 순간만을 남겨 놓고 있다. 이렇게 다 끝났다 싶다가도 바늘이 빠지거나 쇼크리더가 끊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헬퍼의 갸프가 녀석을 찍기 전까지는 긴장을 멈추면 안 된다. 주위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려왔고 최소한 100kg 이상 되는 사이즈가 가프에 찍혀 올라왔다. 이제 게임이 끝났다. 배위에 하얗고 등 푸른 소 한마리가 누워있는 듯했다. 자이언트급 참치를 두고 카우(Cow)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주위의 낚시인들이 모두 부러운 눈빛으로 나를 봤다. 110kg 참치. 73세의 노조사는 필자의 곁으로 다가와 “1년에 한두 번 만나는 아주 귀한 행운”이라고 귓속말을 했다. 1시간 45분 만에 뱃전에 오른 옐로우핀 투나는 먼저 육중한 몸체의 웅장함에 반하게 되고 화가의 손길이 닿은 듯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파 마크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한다. 그러나 그 오색찬란함은 물속에서 나온 지 3분 정도가 지나면 금방 퇴색되어 사라진다. 그래서 사진 촬영 역시 3분 이내에 해야 그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낚시가 끝나는 일정 동안 오늘 낚아 올린 필자의 110kg 참치를 누군가 깨지 못한다면 샌디에고항 선주협회가 가장 큰 고기를 낚은 낚시인에게 주는 잭팟을 거머쥐게 된다. 샌디에고항에서 투어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전통으로서 사진과 기록은 협회에서 발행하는 잡지에 실린다.

 

황소만한 110kg 옐로우핀 투나. 자이언트급 대물을 카우(COW)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클라리온 아일랜드에선 애기 참치만

 

셋째 날은 메탈지그 타이푼V를 사용해 50kg급 옐로우핀 투나를 낚는 데 그쳤는데 문제는 4m에 이르는 높은 파고였다. 결국 선장은 멕시코 산카루스 쪽으로 선수를 돌려 약 22시간 거리의 클라리온 아일랜드(Clarion Island)로 향했다.
이동하는 동안에는 자는 것 외엔 딱히 할 일이 없다. 파도가 매우 높아 평소에 안 하던 멀미까지 했다. 남은 일정을 생각하니 까마득해서 마음 같아선 헬리콥터라도 타고 육지에 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루가 걸려 도착한 클라리온 아일랜드는 울릉도 3분의 2 크기의 섬으로서 사람은 살지 않지만 5명의 해군이 머물면서 섬 인근에서 낚시를 하는 국외 선박을 검문한다. 허가를 받은 선박만이 낚시와 조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곳은 마릿수는 많지만 씨알이 잘았다. 반나절 낚시를 마치고 섬 가까운 곳에서 정박을 한 뒤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은 포핑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지깅용 메탈지그를 80m 정도 내려 저킹을 시도했는데 덜컥 하고 반응이 들어왔다. 초반 레이스가 100m로 끝나는 것을 보니 이 녀석 역시 작은 놈인 것 같았다. 그렇게 40kg급을 세 마리 낚고 나니 입질이 뚝 끊겼다. 이럴 때는 먼 바다의 갈매기 떼를 찾아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다. 나머지 일정을 이렇게 보내야 한다니 카우가 낚이는 허리케인 뱅크가 그리워졌다.
드리어 철수 날. 꼬박 4일 동안 운항해 원정 16일째 되던 날 새벽 4시 샌디에고항에 도착했다. 마치 고향을 찾아온 기분. 짐을 챙기고 냉동고에 저장해두었던 참치가 하나둘 갑판 위로 오르고 각자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잡은 참치는 집으로 가져가 횟감으로 쓰던가 아니면 참치회사에 팔아 캔과 바꾸어 간다. 필자가 낚은 110kg 참치를 경신할 기록 고기는 낚이지 않았다. 잭팟의 주인공은 필자가 됐고 2~3등을 차지한 낚시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면서 샌디에고 원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FTV 프로그램 ‘샤크’ 제작을 지원해주신 (주)엔에스 사장님과 협찬사 (주)네파, (주)입질대박 사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올린다. 이번 샌디에고 원정 영상은 2월 첫 주부터 6월까지 FTV를 통해서 방영된다. 지금까지 방영된 샤크 프로그램 중 가장 박진감 넘치고 진귀한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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