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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낚시, 아웃도어레저 맞나?
2010년 09월 834 540

 

 

 

 

요즘 낚시, 아웃도어레저 맞나?

 

 

전남 신안군 흑산면의 태도로 떠난 돌돔낚시 취재. 우려했던 사태가 발생하고야 말았습니다. 함께 간 낚시인들이 민박집을 보더니 “에어컨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고 화장실도 멀리 떨어져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그런 반응을 예상하고 ‘태도는 가거도보다 더한 낙도니까 불편한 잠자리를 각오하시라’고 미리 일러두었지만 일행들은 생각보다 더 열악한 주거환경에 적잖이 놀란 듯했습니다. 취재팀을 태도로 이끈 저로선 난처할 수밖에요.
옛날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신안군 흑산면과 진도군 조도면 등 서남해의 도서지역은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입니다. 그나마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홍도, 흑산도, 가거도는 관광수입에 기대어 조금씩 발전하고 있지만, 태도, 만재도, 맹골도는 70년대쯤에서 세월이 멈춘 것 같은 섬입니다. 낚시인들은 “민박도 사업인데 시설투자를 하면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해서 돈도 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홍합 따고 돌김 말려서 만든 돈으로 뭍에 나간 자식들 교육시키기에도 빠듯한 낙도 주민들에겐 꿈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섬에 가서 잠시도 섬사람이 되기 싫어 발버둥치는 우리 낚시인들의 태도도 문제가 있습니다. 해외낚시를 자주 다닌 분들은 “외국 낚시인들에 비해 우리나라 낚시인들은 모험과 도전보다 안락함만 추구하는데 그래서야 아웃도어레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느냐”고 지적합니다. 그들 말로는 “유럽이나 미국, 일본의 낚시인들은 낚시터의 숙박여건에 대해 불평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연 속에 묻혀 사는 주민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체험하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대마도에서 민숙을 운영하는 한국인 사장들도 “일본 본토에서 오는 낚시인들은 그렇지 않은데 한국 낚시인들은 조금만 덥거나 조금만 추워도 못 견뎌하며 낚시민숙에서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한다”고 말합니다.

솔직히 낚시터 취재가 직업이고 아직 젊은 저도 거친 오지 탐사낚시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하물며 일반 낚시인들이야 사서 고생을 하고 싶겠습니까. 그러나 옛날 선배 꾼들에 비하면 요즘의 우리가 확실히 몸과 마음에서 다 약해졌다는 아쉬움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자가용이 물가까지 들어가는 곳이 아니면 낚싯대를 펼 생각을 않고, 갯바위에 내려주면 망부석처럼 그 자리만 지키고 앉았고, 햇볕에 타거나 모기에 물리면 큰 병이라도 난 듯 오버하는 모습을 보면, 낚시가 아웃도어레저인지, ‘인도어레저’인지 잠시 헷갈립니다.  

 

그러나 ‘꾼의 야성’이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엊그제 태도에 같이 갔던 분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태도에 언제 또 가느냐? 시간 맞으면 한 번 더 가자”고 말입니다. 대관절 어찌 된 노릇이냐고요? 철수하는 날, 돌돔 다섯 마리를 낚아버렸다는 것 아닙니까! 이른바 ‘침’이 박힌 것인데, 이게 오지낚시터 적응엔 만병통치의 백신이더라는 겁니다. 힘 좋은 돌돔과 한 판 엎치락뒤치락하더니 모기의 기억도, 재래식 화장실의 걱정도 말끔히 지워져버렸나 봅니다. 이래서 낚시산업의 대동맥이 어자원이라 하나 봅니다. 돌돔아, 고맙구나. 네가 분위기 살렸다!    

 

낚시춘추 편집장 허만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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