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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내야 새로 담기는 낚시의 지식
2010년 04월 417 658

 

 

 

 

비워내야 새로 담기는 낚시의 지식

 

 

이달의 민물 특집기사는 「예민한 찌맞춤의 허와 실」입니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붕어채비 경량화의 득과 실을 따져보고, 특히 신기법 옥수수슬로프낚시의 이면에 담긴 비밀을 파헤쳐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새롭고 흥미로운 사실들이 밝혀졌습니다.
낚시채비에 관해서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자주 회자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신 버전의 채비를 고안해내지만, 낚시터 임상실험에서는 간단한 구조의 ‘옛날 채비’가 더 실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낚시춘추 편집실에선 그래서 새로운 채비나 이론을 소개할 때마다 늘 진중한 조율의 단계를 거칩니다. 검증되지 않은 이론을 여과 없이 실으면 낚시 입문자들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신기법이나 색다른 채비를 너무 보수적 잣대에서 커트하기 시작하면 트렌드에 뒤처지는 낡은 정보지가 됩니다. 그러므로 편집기자가 객관적 시선과 검증된 낚시상식에 입각하여 독자들에게 알려야 할 내용과 그렇지 않은 내용을 가려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작업은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낚시춘추 필진들의 자문을 받기는 하지만 상당부분 담당기자의 몫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테크닉 기사를 맡게 되면 기자는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낚시인들을 일일이 인터뷰하여 쟁점과 합의점을 가려내느라고 머리카락을 쥐어뜯게 됩니다. 이달에는 이영규 기자가 어려운 주제를 맡아서 여러 날 ‘머리를 쥐어뜯은’ 끝에 다행히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이하였습니다. 붕어낚시 찌맞춤에 관해 혼란스러워하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리라 믿습니다.

이번 특집 제작과정에서도 느낀 바지만, 낚시인들은 고집이 세고 남의 견해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낚시이론이란 것이 철저하게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물을 보는 눈을 밝히고 물고기의 마음을 읽는 경지에 도달하는 왕도가 있다면 다수의 지식을 왕성하게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 혼자선 한 달에 두세 번의 낚시경험밖에 할 수 없지만 많은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면 한 달에 열 번 스무 번의 낚시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자들이 저희 책을 읽어주시는 이유도 그런 간접경험을 쌓고자 함이 아니겠습니까.  
낚시의 고수들은 대개 큰 도시에서 배출됩니다. 그 이유는 낚시동호인이 많은 곳에 살아야 폭넓은 생각과 경험을 교환할 수 있고 그런 개방적 토양에서 낚시 실력이 늘기 때문입니다.

노자(老子)가 한 말에 ‘위도일손(爲道日損)’이 있습니다. ‘도의 길은 날마다 비워내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릇이 비어 있어야 새 음식을 담을 수 있듯이, 확고한 믿음도 가차 없이 비워내야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고, 그런 과정의 반복 속에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노자의 가르침입니다. 낚시에도 궁극의 도(道)가 있다면 그에 이르는 길은 채움이 아니라 비움이 아닐까요? 

 

 

낚시춘추 편집장 허만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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