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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 앤 릴리즈’ 과연 옳은가?
2009년 08월 343 672

 

 

 

 

‘캐치 앤 릴리즈’ 과연 옳은가?

 

 

얼마 전 편집실에 독자로부터 뜻밖의 항의전화가 왔습니다.   
“낚시춘추 7월호 화보 중에 낚은 붕어를 방생하는 사진이 실려 있는데, 어떤 의도로 이런 사진을 싣는지는 모르나 캐치 앤 릴리즈를 종용하는 듯하여 좀 불쾌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독자분은 “낚은 물고기를 살려주는 것이 스포츠피싱의 미덕이라며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먹지도 않을 고기를 낚는 것 자체가 귀한 생명을 희롱하는 것일 수 있다. 오히려 먹을 만큼만 낚고 낚은 물고기는 가져와서 맛있게 먹는 것이 동양적 전통이 아니겠느냐. 왜 어쭙잖은 서양 사람들 흉내를 내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저도 이 독자분의 생각에 동감합니다. 
요즘 낚시방송을 보면 낚은 고기를 도로 살려주는 이른바 캐치 앤 릴리즈(Catch & Release)를 모든 프로그램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먹지 않을 고기야 살려주는 것이 당연하지만 감성돔이나 참돔 같은 맛있는 물고기까지 낚는 족족 방생하는 모습을 보니 어리둥절했습니다. 결코 자연스런 행위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자원 보호를 위해 방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권장하려는 제작진의 의도는 칭찬할만하지만 지나치면 거부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제주도의 한 낚시점주는 마라도 낚시방송 촬영을 갔다가 어렵게 낚은 1m 대부시리를 촬영팀이 방류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출조팀 전체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고기를 놓아주다니, 그따위 잘난 체하는 퍼포먼스를 찍으려면 찾아오지도 말라고 쫓아 보냈다”고 합니다.

인류가 낚시를 한 최초의 목적은 물고기를 먹기 위해서였습니다. 그것은 물고기를 먹지 않고도 굶어 죽을 염려가 없어진 오늘날에도 중요한 목적 중 하나입니다. 물고기, 특히 낚시인이 잡아 올린 자연산 물고기는 지구상에서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유일한 식품이기 때문입니다. 낚시에 있어 물고기를 먹는 것은 물고기를 낚는 것 이상으로 물고기와 동화되는 경험이기도 합니다. 
캐치 앤 릴리즈가 보편화한 루어낚시 동호인들도 민물의 배스는 놓아주지만 바다의 농어나 참돔은 가져가서 먹습니다. 그러면서 ‘이것도 놓아줘야 하나?’하는 묘한 죄책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즐거워야 할 낚시가 설정된 모럴 때문에 죄책감으로 바뀐다니 불행한 노릇입니다. 
낚시춘추는 방류하는 사진을 거의 싣지 않고 있습니다. 그보다 낚은 물고기로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을 더 많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낚시춘추 독자가 한 장의 방류사진에 화를 내고 전화까지 해온 이유는, 다른 언론매체를 통해 그런 압박감을 계속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성숙한 사회는 多문화 多가치 사회라고 합니다. 나와 다른 생각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입니다. 남획은 문제지만 포획 자체를 금기시하는 선정적 캠페인도 좋지 않다고 봅니다. 내가 먹기 싫어서 놓아주는 물고기가 어떤 사람에겐 정말 맛있고 귀한 음식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나 혼자 조용히 놓아주는 것은 좋지만, 다른 사람들도 방류행렬에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보란 듯이’ 놓아주고 그것을 일부러 촬영까지 할 필요는 없다 하겠습니다. 

 

낚시춘추 편집장 허만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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