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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회학> 교과서 출간한 ‘생선회 박사’ 부경대학교 조영제교수
2009년 04월 2695 841

I·N·T·E·R·V·I·E·W

 

<생선회학> 교과서 출간한 ‘생선회 박사’ 

부경대학교  조영제교수

 

 

“회 맛 제대로 즐기려면 ‘쌈문화’부터 고쳐야”

 

허만갑 기자

 

 ▲농어와 참돔 회. 야채에 싸지 말고 살점만 먹어야 물고기 고유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부산 부경대학교 식품생명공학부 조영제 교수(57)는 ‘생선회 박사’로 유명한 사람이다. 30년간 생선회를 연구해오면서 관련 논문만 30여 편을 냈다. 그가 최근에는 ‘생선회학(生鮮膾學)’이라는 생선회의 교과서를 펴냈다. 이 책은 조영제 교수가 5년 전 개설한 학부 전공과목인 ‘생선회학 및 실습’을 위한 교재용 학술서적이다. 책에는 수산식품 및 생선회 관련 연구, 각종 생선회 관련 이론과 생선회 산업현장 종사들이 알아야 할 기본적 내용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낚시인들은 누구보다 생선회를 먹을 기회가 많고 그만큼 생선회에 대한 관심이 높다. 몸에 좋은 진미로 손꼽히는 생선회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을 물어보기 위해 1월 28일 조영제 교수의 연구실을 방문했다.

 

“싱싱한 선어(鮮魚)가 활어보다 맛있습니다”
 
-생선회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수산대학교를 졸업했고(부산수산대는 부경대학교의 전신) 그 대학의 교수가 되다보니 늘 수산식품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에 생선회에 관한 과학적 연구가 미진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본은 스시, 즉 초밥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일본에 못지않은 생선회 문화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산업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근 한국 사람이 먹는 생선회의 양은 일본의 그것보다 더 많습니다. 나는 한국의 생선회 산업이 점점 커질 것이라 생각하며 그에 따라 생선회 산업 종사자도 늘고 그들이 공부해야 할 자료들이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회와 일본의 회가 다른 점이 있습니까?
“일본 회는 선어가 주종인 반면 한국 회는 활어를 기본으로 합니다. 또 일본인은 참치 같은 회유성의 붉은살 생선을 좋아하는 반면 한국인은 넙치 등 토착성의 흰살생선을 좋아합니다. 일본에서 선어회가 유통되는 이유는 참치나 방어, 전갱이 등의 붉은살 생선이 쉽게 죽어 활어로 유통시키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또 일본에서 발달한 초밥은 선어의 무른 육질을 보완하기 위한 회의 한 변형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활어가 선어보다는 횟감으로 좋지 않습니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쫄깃쫄깃한 맛은 활어가 낫지만 감칠맛은 선어가 더 높습니다. 혀로 느끼는 감칠맛은 이노신산이란 성분에서 나오는데 이노신산은 물고기가 죽은 후 증가하기 시작하여 10시간에 정점에 이릅니다. 따라서 맛으로 따지면 갓 죽은 물고기보다 죽은 후 냉장상태로 10시간이 경과한 물고기가 더 맛있습니다.”
-그래도 낚은 물고기를 집에 가져와서 썰어 먹으면 갯바위에서 갓 잡아 썰었을 때보다 맛이 없던데요.
“자연산 물고기는 양식 물고기에 비해 더 빨리 폐사하며 육질도 더 빨리 물러집니다. 그래서 자연산 물고기는 잡은 후 먹기까지 보관을 잘 해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게 하거나 죽은 후 냉장보관을 잘못하거나 하면 맛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스박스에 얼음과 함께 잘 재여 오면 집에 와서 먹을 때 갯바위에서보다 더 좋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생선회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어느 정도입니까?
“우리 과의 50명 학생들은 거의 이 과목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생선회학은 4년제 대학보다는 전문대학이나 직업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게 알맞습니다. 일본에는 생선회에 관한 직업학교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일본 못지않게 생선회 소비가 많은데 생선회에 관한 직업학교는 없어요. 세계적으로 제과 제빵을 가르치는 학교가 많듯이 생선회도 그만큼 가르치고 공부해야 할 분야입니다. 다행히 재작년에 부산 관광고등학교에 생선회과가 신설되었고 완도수산고등학교에도 올해 생선회과가 신설됩니다. 여기서 공부한 학생들이 생선회 산업을 더 키워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생선회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신다면? 
“쌈을 싸먹는 습관을 버리고 생선의 고유한 맛을 음미하기 바랍니다. 쌈문화가 사실 생선회의 고급화와 세계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선에 맞는 소스를 맞춰서 먹는 게 좋습니다. 흰살생선은 고추냉이(와사비)에, 오징어나 멍게나 조개는 초고추장에, 전어는 된장에 찍어 먹는 게 맛있어요. 특히 전어처럼 기름진 생선은 된장의 콩단백질이 기름기를 중화시켜 주므로 잘 어울립니다. 고추냉이는 톳 쏘는 시니그린(sinigrin)이란 성분이 비린내를 제거하므로 약간 비린 생선을 먹을 때 좋습니다. 그러나 고추는 매운 맛이 입안에 오래 남아 회 맛을 떨어뜨리니까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교수께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회는 무엇입니까?
“처음엔 쫄깃쫄깃한 맛이 좋아서 넙치 종류를 즐겨 먹었는데 지금은 혀로 느끼는 맛을 찾게 되어 줄가자미(이시가레이), 붕장어, 갯장어를 즐겨 먹습니다.”
-줄가자미는 고급 생선이지만 붕장어나 갯장어는 생선회 박사가 꼽는 회치고는 너무 수수한 것 아닙니까?
“물론 낚시인들이 좋아하는 돔 같은 어종은 최고급이죠. 그러나 비싼 고기라고 해서 다 맛있는 것은 아닙니다.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도 맛있는 물고기들이 많은데 장어류가 특히 제 입에 맞더군요.”

 

“자연산보다 양식 물고기의 맛과 영양분이 오히려 높다”
 
-낚시인들은 양식산은 자연산보다 맛이 없다고 해서 잘 먹지 않습니다.
“그것도 일종의 편견입니다. 육질이나 영양분은 오히려 양식산이 더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불포화지방이나 단백질, DHA, EPA, 타우린 등의 영양소를 분석해보면 양식산 물고기가 자연산보다 모든 영양성분에서 앞섭니다. 그리고 자연산은 무엇보다 계절에 따라 맛의 편차가 크다는 게 단점입니다. 또 수족관에 하루만 넣어둬도 스트레스를 받아서 맛이 크게 떨어집니다. 그러나 양식산은 늘 적정온도와 일정한 사료를 투여하여 키우니까 계절에 상관없이 맛이 있습니다. 그리고 활어차나 수족관에 장기간 있어도 맛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양식장에 있을 때보다 기름기가 적당히 빠져서 살이 더 탱글탱글해지죠. 물론 자연산 물고기를 가장 맛있는 계절에 직접 낚아서 먹으면 당연히 맛있겠죠. 그러나 횟집에서까지 자연산을 찾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생선회는 요리사의 칼솜씨에 따라서도 맛이 크게 좌우된다고 들었습니다. 낚시인들이 알아두어야 할 회 치는 요령은?
“껍질을 벗기고 포를 뜬 후에는 물을 묻히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포를 물에 씻으면 생선회에 있는 수용성의 맛 성분과 영양성분의 일부가 물에 씻겨 나가기 때문이죠. 포를 뜬 후의 이물질은 수건으로 닦아내야 합니다. 활어의 근육은 무균상태로 아주 위생적입니다. 오히려 씻는 물에 있는 균이 생선회 살점에 묻을 수 있습니다.”
-생선횟집이 많이 늘었고 우리나라 연안 양식어업도 활발하고 일본과 중국에서 수입되는 활어도 많습니다. 그런데도 생선회는 여전히 가장 비싼 음식입니다. 생선회를 더 많은 사람이 싸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활어 문화를 선어 문화로 조금씩 바꿔줘야 합니다. 생선이 활어로 유통되려면 선어보다 몇 배의 돈이 들기 때문에 비싼 것입니다. 활어차의 80%는 물이죠. 그만큼 수송비가 많이 듭니다. 죽여서 선어로 운반하면 훨씬 많은 생선을 수송할 수 있습니다. 또 횟집에서도 수족관 설비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시설운영비가 절감됩니다. 그러면 생선회의 가격을 지금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 사람들의 선어회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수송업자들이 최적의 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므로 단시간에 바뀔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겁니다.”
-생선회와 관련해 우리가 알아두면 좋을 상식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생선회 이름을 알고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흔히 모듬회를 시켜놓고 무슨 고기인지도 모르고 먹는 이가 많은데 생선회 이름을 알고 먹으면 각각의 고유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일본명보다 우리 이름을 불러주었으면 합니다. 사시미는 생선회로, 스시는 초밥으로, 스께다시는 부요리, 세꼬시는 뼈째썰기로 부르면 좋잖아요.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쌈을 싸지 말고 야채나 김은 생선회와 따로 먹어야 하며, 레몬즙을 뿌리면 생선회의 맛이 사라진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조영제 교수는 회와 관련해 잘못 알려진 상식들을 바로잡아주었다.
“비 오는 날 생선회를 먹으면 비브리오패혈증이나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는 속설이 있는데 식중독균과 습도와는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여름철마다 매스컴에 등장하는 비브리오패혈증균은 살아 있는 활어의 근육 안으로는 침투하지 못하고 아가미, 껍질, 비늘에만 붙어 있습니다. 따라서 여름철이라도 위생적으로 처리한 생선회엔 비브리오패혈증이 없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 병에 걸릴 확률은 대단히 낮습니다.”
조영제 교수는 ‘회맛의 최대 적은 술’이라고 규정했다. 회와 술은 불가분의 관계 아니냐고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생선회를 먹기 전에 술부터 마시면 생선회 고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고가인 생선회가 저가인 술의 안주거리로 변하여 어느 것이 주(主)인지 모르게 됩니다. 술은 어디까지나 생선회의 맛을 충분히 음미하면서 조금씩 곁들이면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리고 생선회 맛을 아는 미식가가 될 뿐 아니라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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