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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과학 (4) - 미국 원산 외래생물 큰빗이끼벌레의 침입
2015년 08월 2082 8937

 

 

 

 

 

 

 

 

(4) 미국 원산 외래생물


 

큰빗이끼벌레의 침입

 

 

 

 

근래 4대강사업 이후 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대량 서식하면서 매스컴에서 크게 보도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거무스레하고 물컹물컹한 몸체가 주는 혐오감 때문에 종종 신문에 ‘괴생명체’가 새로이 출현한 것처럼 보도되기도 하였는데, 실제로는 30여 년 전부터 유입되어 우리나라의 호수에서 살던 생물이다.
큰빗이끼벌레는 이끼벌레류(태형동물)의 한 종으로서 학명은 Pectinatella magnifica이다. 이끼벌레류는 영어로 moss animal이라고 부른다. 작은 식물체가 돌 표면에 붙어 있는 이끼(moss)를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인데, 한자어 학술용어로는 영문용어를 번역하여 태형(苔 : 이끼 태)동물이라고 부르고 우리말 이름은 이끼벌레류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끼벌레를 현미경으로 보면 크기 1mm 정도의 작은 동물들이 모여 군체를 형성하는데 수십센티미터의 크기에 이르기도 한다. 촉수가 있어 물속의 플랑크톤을 잡아먹는 형태가 산호와 유사하고, 말미잘의 축소판을 연상하게 한다. 개체들이 군체를 만들면서 투명한 젤라틴물질을 안쪽으로 분비하여 커지지만 각 개체들은 군체의 표면에만 살고 있고 내부는 생물이 살지 않는 젤라틴이어서 마치 작은 식물체가 돌 표면을 덮고 있는 이끼와 유사한 모습이 된다. 수질오염과 관련이 있을 것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직접 관련은 없으며 부영양화되어 먹이생물인 식물플랑크톤이 많은 곳에서 많이 산다.
이끼벌레는 조건이 좋을 때는 분열에 의해 빠르게 성장하다가 수온이 낮거나 건조해지는 등 조건이 나빠지면 건조와 저온에 견딜 수 있는 휴면아라고 부르는 알을 만들어 월동을 한다. 이 휴면아는 조건이 좋아지면 발아하여 군체를 만든다. 휴면아는 어류의 내장 속에서 살아남기도 하고 어류나 새의 몸에 부착하여 다른 곳으로 퍼져 나가기도 한다.
태형동물은 대부분 바다에 살지만 일부 담수에 사는 종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1종 정도가 살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1940년대부터 조사된 결과가 있다.

 

▲ 이끼벌레의 군체

 

▲ 이끼벌레의 개충. 촉수를 가지고 플랑크톤을 잡아 먹는다.

 

▲ 이끼벌레의 휴면아. 불리한 환경에서 살아 남아 있다가 조건이 좋으면 발아한다.

갈고리로 어류나 새의 몸에 부착하여 확산될 수 있다

 

미시시피강이 원산지로 약 30년 전 유입

그중에서 큰빗이끼벌레는 우리나라에는 살지 않던 외래종으로서 원산지가 미국 미시시피강 주변인데 지난 세기 동안 유럽과 아시아 등으로 퍼져나가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거대한 혐오스러운 몸집을 보고 놀라는 것은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는 1970~1980년대에 어류를 수입하면서 함께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년에 여러 강의 보에서 대량 증식하면서 매스컴에 많이 보도되어 사람들이 알게 되었지만 사실은 이미 1990년대부터 우리나라 호수에서는 상당히 많이 증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끼벌레가 살기 위해서는 우선 유속이 느린 수체가 있어야 하고 먹이가 되는 식물플랑크톤이 많아야 한다. 또한 부착해서 살 수 있는 구조물이 있어야 떠내려가지 않고 살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잘 갖춘 곳이 가두리 양식장이었다. 늘 물에 떠 있는 수상구조물이 있으니 부착하여 살 곳이 마련되어 있고 양어장에서 발생하는 어류 배설물로 인하여 부영양화되어 식물플랑크톤이 많으니 먹이도 풍부하였다. 양어장의 수상구조물뿐 아니라 가두리의 그물에도 많이 부착하여 증식하였기 때문에 양식장의 근무자들은 가끔 물속에 들어가 이끼벌레들을 제거해 주어야만 하는 골칫거리였다. 이끼벌레가 증식하더라도 물을 오염시키거나 독소를 수중으로 배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물을 막거나 물고기가 이끼벌레를 먹으려다 손상을 입는 것 같다는 의혹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간혹 신문에 보도되기는 하였으나 세인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4대강사업으로 강의 중류가 정체수역으로 바뀌자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식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다. 4대강 사업으로 얕은 하천이 갑자기 유속이 느린 호수로 바뀌었으니 동물상도 갑작스러운 변화를 보이는 것이다.

 

큰빗이끼벌레의 천적 아직은 없어

그런데 큰빗이끼벌레가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이렇게 대량증식하는 사례가 없는데 다른 나라에 외래종으로 유입한 경우에는 대량번성하는 사례들이 있다고 한다.
이끼벌레의 몸체를 보면 부드러우므로 물고기가 쉽게 뜯어 먹어 어류의 공격을 견딜 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물고기가 잘 먹지 않는다. 아마도 말미잘이나 해파리처럼 물고기가 먹지 못하게 막는 독소를 내거나, 맛이 없고 영양이 적은 젤라틴체의 특성이 어류의 포식을 피하는 기작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이끼벌레를 잡아먹는 천적생물은 우렁이, 수서곤충 등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원산지인 미시시피강에서는 천적생물이 적절히 존재하므로 대량증식을 막고 있겠지만 외국으로 유입된 경우에는 천적생물이 발달하지 못하여 대량증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4대강사업과 같이 하천생태계가 갑자기 호수생태계로 바뀌는 경우 생물상이 적응하여 변화하는 시간이 부족하다. 정체수역에 적응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이 생물 종류별로 달라서 빠른 성장을 보이는 동물이 먼저 성장하고 포식자는 아직 증식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생태계의 먹이연쇄는 원래 정교하게 짜여 있다. 한 생물이 증가하면 곧바로 포식자가 증가하여 잡아먹음으로써 그 수가 증가하지 못하게 조절한다. 포식자가 증가하여 먹이생물이 줄어들면 이번에는 먹이생물이 줄어들어 포식자가 굶어서 줄고, 다음 단계로 먹이생물이 증가한다. 이러한 피드백 조절이 생태계의 변동을 줄이고 늘 일정한 양의 생물이 살 수 있도록 조절하는 항상성의 기작이다. 그러나 포식자가 없는 곳으로 외래종이 유입하면 먹이생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외래종의 유입은 천적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비정상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배스의 유입으로 인하여 포식자가 지나치게 증가하고 어류와 수중동물이 감소하는 큰 교란을 겪고 있다. 배스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지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호수에서 어류와 수중동물 군집의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으며 생태계의 위협요인이다. 물론 오랜 세월이 지나면 배스의 천적생물이 새로이 진화하여 먹이연쇄가 안정되고 다시 평형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수백 년이 걸릴 수도 있고 수만 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인간은 그리 오래 살지 못하며, 그 이전에 많은 토종생물들이 멸종해버려 영원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외래생물을 함부로 이동시키는 인간에 대한 자연의 보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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