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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낚시관련 최초로 박사학위 취득한 체육학박사 민병진
2015년 10월 6029 9090

 

PEOPLE

 

 

낚시관련 최초로 박사학위 취득한 체육학박사 민병진

 

박사 논문은 「낚시의 토너먼트 경기가 중추피로 및 말초피로 관련인자에 미치는 영향

 

 

이영규 기자

 

 

 ▲ 민병진씨가 박사학위 논문과 학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낚시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민병진씨가 최초다.

 


바다낚시 전문가로서 (사)한국스포츠피싱 제로FG연합 회장을 맡고 있는 민병진씨가 국내 최초로 낚시 관련 체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민병진씨는 지난 8월 21일 ‘낚시의 토너먼트 경기가 충추피로 및 말초피로 관련인자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박사 논문으로 경기대학교 일반대학원 레저스포츠학과에서 체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에 레져스포츠학 관련 박사는 레저스포츠 종목만큼이나 많지만 낚시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은 민병진씨가 처음이다. 소식을 접한 낚시인들은 “유독 낚시 분야는 학문적 기초가 약하고 관련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가 부족한 게 사실이었는데 민병진씨의 박사 학위 취득으로 낚시도 체계적 학문으로 지위가 격상할 수 있게 됐다”며 반기고 있다.

 

1957년생인 민병진씨는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지난 2006년부터 국내 여러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스포츠피싱 강의를 시작했다. 이후 2007년 3월에 경기대학교 일반대학원 레저스포츠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고 2009년 2월에 ‘한국과 일본의 갯바위낚시 비교 연구’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 박사 학위까지 따낸 것이다. 경기도 일산에 있는 민병진씨의 사무실에서 박사학위 취득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처음에는 일반 강사로만 강단에 서다가 대학원에 진학해 체육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 낚시춘추를 비롯한 여러 매스컴에 필자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면서 국내 여러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강사 요청이 들어왔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밤 8시부터 11시까지 약 6개월간 강의를 진행했는데 당시 강의를 진행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실전에 대한 내용만 놓고 본다면 내가 수강생들보다 많은 지식을 갖고 있었지만 나보다 더 학식 높은 수강생들이 많다는 걸 알고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고 느꼈다.

 

 

 ▲ 경기대학교 김기언 총장으로부터 학위기를 수여받고 있는 민병진씨.

 

 

여러 대학 중 경기대학교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 석사 학위에 도전하기 위해 관련 학과를 물색하던 중 경기대학교 체육대학에 레저스포츠과가 개설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동대학 일반대학원에 지원하게 됐다. 그에 앞서 평생교육원에서 낚시강의를 할 때 나의 수업 내용을 지켜보던 교수들이 강의를 좋게 봤는지 기왕이면 석사 과정을 수료 후 본격적으로 강단에 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해준 것이 석사 학위를 따게 된 계기가 됐다. 나 역시 대학에서 강의를 하려면 최소한 석사 학위는 갖춰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는데, 하다 보니 박사 학위까지 도전하게 되었다.

 

 


박사 학위 논문의 주제가 흥미롭다.

‘낚시의 토너먼트 경기가 중추 피로 및 말초피로 관련 인자에 미치는 영향’이란 어떤 내용인가?

 

- 논문 제목이라서 좀 딱딱하게 들리는데, 쉽게 말하면 낚시가 과연 실제로 몸이나 정신건강에 좋은 운동인가 아닌가 하는 내용이다.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낚시에 취미를 가졌는데 성인이 돼서도 어머님께 운동도 안 되는 낚시만 하고 돌아다닌다는 잔소리를 들어왔다. 그래서 늘 낚시는 충분한 운동 효과가 있고 정신건강에도 좋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싶었다. 그 계기가 2008년에 일본 나가사키현 오도열도에서 열린 한일갯바위 토너먼트 대회다. 당시 이 대회에는 나의 석사과정 지도교수였던 경기대학교 레저스포츠학과 박경실 교수가 동행했다. 이틀간 갯바위에서 열린 풀리그 예선전을 지켜본 박경실 교수가 “낚시가 이렇게 높은 집중력과 몰입을 필요로 하는 레저인 줄 몰랐다. 무려 여덟 시간을 경기에 임하니 그 운동량이 생각보다 많을 것 같다. 이것을 연구해서 박사 학위 논문으로 발표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의한 것이 계기가 됐다.

 

▲ 지난 2010년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벵에돔 토너먼트 대회에서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채혈을 하는 모습.
이때 혈액검사를 통한 토너먼트 대회 전과 후의 피로도 비교 결과를박사 학위 논문에 활용했다.

 


박사 논문을 제출하려면 구체적인 실험과 데이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텐데 어떤 식으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나?


- 지난 2010년도에 제주도에서 열린 벵에돔 토너먼트 대회에 참가한 24명의 선수들로부터 채혈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혈액검사를 통해 토너먼트 경기 전과 후의 중추피로와 말초피로도 변화를 비교하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매우 황당무계한 발상이었다. 토너먼트를 앞둔 선수들에게 피를 뽑다니… 경기 전후에 1인당 각 세 번씩 총 6회 채혈을 했는데, 대회 직전 나의 취지를 들은 선수들이 흔쾌히 응해줘 가능한 일이었다. 나중에 6명은 피가 제대로 안 나오거나 종교적 이유 등으로 채혈이 되지 않아 16명의 결과만 얻을 수 있었다. 당시 녹십자 임상실험팀이 직접 대회장을 찾아와 채혈을 진행했고 결과를 도출하는데 들어간 용역비용만 750만원이었다. 당시의 과학적인 실험 데이터가 이번 논문 심사 때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들었다.

 

민병진씨는 박사 과정을 밟게 된 여러 계기 중 외동딸의 강력한 권유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2009년에 석사 학위를 받자 딸 민경민(26)으로부터 “기왕 공부를 시작한 거 박사까지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들은 것이 마음을 움직였다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의 전문가이자 학계를 대표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강한 도전의식을 불러왔다고 한다.

 

- 고등학교 2학년 때 엄마와 사별한 외동딸이 시집갈 때 아빠를 박사로 소개한다면 그나마 시집갈 때 핸디캡이 줄어들 것이라는 매우 개인적인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공부를 할수록 학문적으로 낚시가 너무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라게 됐다. 실제로 국내 낚시계는 동호인 수, 낚시산업과 경제 규모에 대한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통계가 미약한 상태다. 가장 기초적인 통계조차 미미하므로 제도권의 레포츠로 인정받기가 힘든 것이다. 박사 학위는 체육학으로 받았지만 앞으로 활동 범위를 더욱 넓혀 가고 싶다.

 

 

국내 벵에돔낚시 대중화의 주역


민병진씨는 기자와도 인연이 깊은 사람이다, 그의 이름이 낚시계에 알려진 것은 낚시춘추에 등장한 후부터였는데 나는 그를 처음 취재한 기자다. 1996년 여름, 당시 국내에선 생소하던 떨굼낚시(오토시코미)를 소개하기 위해 이 장르의 경험
자를 찾다가 당시 새서울낚시 사원 엄대종씨의 소개로 민병진씨를 처음 만났다. 민병진씨는 일본 관련 무역업을 하였기 때문에 일본어에 능통하고 일본 바다낚시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많았다.

 

지난 1996년 여름, 국내에서는 생소한 감성돔 떨굼낚시를 본지에 소개한 민병진씨는 90년대 말, 일본에서 막 검증 단계에 있던 제로찌낚시 기법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고 그 후 한국 갯바위낚시의 판도가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대단한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국내 최초의 전국적 벵에돔낚시 동호회인 제로FG를 결성하고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아 벵에돔낚시의 보
급과 한일 갯바위낚시 교류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민병진씨가 자신이 표지 모델로 나온 96년 9월호 낚시춘추를 보여주고 있다.

감성돔 떨굼낚시를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했던 그는 곧이어 낚시춘추를 통해

제로찌낚시를 보급하면서 벵에돔낚시 대중화에 큰 공을 세웠다.

 


“낚시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바꿔놓고 싶다”


현재 민병진씨는 경기도 일산에서 (주)한국이나다라는 엔지니어링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는 대마도에 우키조민숙이라는 민박집도 운영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낚시아카데미도 진행하고 있다.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로는 상명대학교 특임교수로도 임명돼 스포츠산업 관련 대학원에서 CEO들을 대상으로 한 낚시강의를 시작했다. 앞으로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 이번 박사 학위 취득은 개인적인 영광을 넘어서 낚시가 학문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어느 분
야를 막론하고 언론에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거나 인터뷰할때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게 된다. 그러나 낚시계에는 실전낚시 전문가나 단체장은 많아도 학계를 대표해 낚시를 설명할 사람은 없다. 그러다보니 낚시란 취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취급받아온 게 사실이다. 아직 미약한 힘이지만 대학이라는 제도권 틀 안에서 열심히 활동하다보면 낚시와 낚시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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