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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과학<7> 소하천생태계 복원의 핵심은 제방을 없애고 하천 폭 넓히기
2015년 12월 1644 9190

 

 

 

 

 

소하천생태계 복원의 핵심은


제방을 없애고 하천 폭 넓히기

 

 
우리나라 하천을 보면 흔히 제방에 둘러싸여 있어서 우리는 제방을 하천의 자연스러운 모습이고 꼭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생태학자들은 제방을 하천생태계의 건강성을 나쁘게 하는 근본 원인으로 지목한다. 제방을 만드는 것은 하천을 좁은 공간에 가두어서 하도가 구부러지는 자유를 빼앗고 강제로 빨리 흘러 내려가도록 밀어내는 것으로 본다.
자연적인 하천은 우리가 보는 것처럼 제방으로 둘러싸인 직선형이 아니다. 단단한 바위산을 만나면 깊은 소를 만들면서 굽어지고, 반대편에는 완경사 하상이 만들어지는 것이 자연의 모습이다. 가파른 곳에서는 물살이 빠른 여울이 만들어지고 큰 바위들이 있으며, 평지에서는 느릿느릿 흘러가는 모래밭이 형성된다. 자연하천의 하도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큰 홍수가 나면 정면의 강변을 침식시켜 나중에는 그 곳을 뚫어 버리고 물길이 바뀐다. 긴 시간을 두고 보면 물길이 구부러지면서 조금씩 바뀌는데, 이 모습을 항공사진으로 저속촬영하여 본다면 마치 뱀이 구불구불 기어가는 형상으로 보일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하천의 변화를 뱀이 기어간다는 뜻으로 사행(蛇行 meandering)한다고 부른다.

 

제방은 하천을 좁은 공간에 가두어 건강성을 해친다

그러면 물길이 구부러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하천 내에 생물의 미소서식처가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각 서식처마다 서로 다른 생물들이 터를 잡고 산다는 뜻이다. 깊고 큰 바위 아래에는 쏘가리가 살고, 작은 바위 밑에는 꺽지가 살고, 모래밭에는 모래무지와 피라미가 산다. 물고기는 큰 바위 밑에 알을 붙이고, 잔자갈 밑에는 수서곤충들이 산다. 깊은 소에서는 겨울에 물고기가 월동을 할 수 있고, 얕은 곳에서는 부착조류가 잘 번식하여 동물의 먹이를 제공한다.
사행하는 자연하천에서는 다양한 서식처가 만들어지고 생물다양성이 높지만, 제방으로 둘러싸여 직선화된 하천에서는 소와 여울이 없고 수심과 유속이 비슷하여 다양한 서식처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바닥을 준설하면 큰 돌들이 없어져 물고기의 은신처, 산란처, 월동처가 없어진다. 토사유입으로 하상의 자갈이 모래로 덮이게 되면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부착조류와 수서곤충까지 없어지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제방 건설은 인간의 하천변 땅뺏기싸움

인간이 제방을 만드는 이유는 하천변의 땅을 이용하기 위해서이다. 홍수 시에 물에 잠기는 땅을 학술적으로는 홍수터 또는 범람원이라고 부르는데 생태학적으로 보면 범람원은 하천의 일부분이며, 이곳에 사는 식물과 동물은 하천과 연결되어 살아간다. 식물은 육상과 수중동물의 먹이가 되고, 곤충은 물속에 알을 낳고 성체가 되면 주변 수풀 속에 살며, 수달과 새들은 숲에 살면서 물에서 먹이를 얻는다. 게다가 하천변은 물과 양분이 풍부하여 식물이 잘 자라는 곳이므로 생태학적으로 가치가 가장 높은 땅이다.
그런데 인구 증가로 경작지와 주거지가 필요해지자 범람원의 땅을 이용하기 위하여 제방을 만들게 된 것이다. 제방 건설은 바로 인간과 하천의 땅뺏기싸움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한강 하류의 잠실, 가양동 등의 주거지와 낙동강 하류 김해지역의 농경지가 범람원을 이용하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그나마 강의 하류 지역에서는 제방 건설이 토지를 얻는 데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고 경제성도 있다. 문제는 상류 하천의 제방 건설에 있다. 상류 하천은 하류에 비해 경사가 큰 지형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제방을 건설하더라도 얻어지는 토지가 적다. 즉, 제방 건설비용에 비하여 확보된 토지비용이 적어서 하류지역에 비해 경제성이 낮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제방은 100년에 한 번 또는 200년에 한 번 발생할 확률의 홍수에 대비하여 건설하고 있는데, 범람원의 인구밀도가 낮거나 농경지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홍수가 나더라도 피해액이 도시지역에 비해 훨씬 적다. 예를 들면 수십 년에 한 번 범람하여 농산물 수확이 감소하더라도 그 피해액이 제방 건설과 관리 비용에 비하여 월등히 작을 수 있고, 제방으로 얻어지는 이익보다 제방 건설비용이 몇 배가 더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제방 건설의 손익평가에서 생태학적 피해까지 고려한다면 제방의 경제성은 더욱 작아진다. 제방으로 하천을 좁히면 하도의 단순화로 인해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는데, 녹색성장을 평가하는 환경경제학이라면 이를 피해액으로 포함하여 경제성을 평가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제방을 없애고 자연에 맡겨야 한다

상류 하천의 제방 건설은 생태학적 피해뿐 아니라 홍수피해에 있어서도 부정적이다. 제방을 만들고 하천을 직선화하면 그 지역의 하천물은 빨리 배출되어 홍수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하류지역의 홍수위험을 증가시킨다. 상류에서 하천이 자연상태의 넓은 폭을 유지하면 천천히 유출되므로 하류에서 홍수 최대유량이 분산되고 홍수피해가 줄어든다. 지하수로 스며들어갈 시간여유도 더 많으므로 지하수도 증가한다. 그러나 제방으로 폭을 좁히고 직선화하면 홍수 시 물이 일시에 밀려 내려가 하류의 최대유량이 증가한다. 말하자면 상류 하천의 제방 건설은 우리 동네 홍수는 줄이고 아랫동네에 피해를 미루는 이기적인 행위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제 상류지역에서는 하천정비의 방향을 제방 건설이 아니라 가능한 한 하천폭을 넓히고 제방을 적게 건설하는 방향으로 추구하여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하천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하천정비의 주요 목표가 되었다.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10년간 홍수 대책을 추진하였는데 프로젝트의 슬로건이 ‘Room for the river’이다. 즉, 하천에 공간을 주자는 뜻인데 제방을 뒤로 물리고 하천폭을 넓히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였다. 하천변의 토지를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토지를 포기하고 하폭을 넓혀 홍수피해를 줄이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생태학적으로나 더 낫다고 평가한 것이다.
일본의 전 하천호수학회장인 오키노 교수가 퇴임 무렵 자신의 경험을 정리한 책을 발간하였는데 주제가 ‘하천의 자연은 홍수가 만든다’이다. 일본의 하천학자들이 얻은 교훈은 그동안 인위적으로 생태하천 만들기를 시도해 왔지만 실패하였다는 것이며 돈을 들여 인공구조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폭을 최대한 넓혀 제방을 줄이고 하천 바닥은 손대지 말고 자연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폭이 넓은 하천에서는 홍수가 나면 자연적으로 소와 여울이 만들어지면서 다양한 서식처가 만들어진다. 인위적으로 제방과 석축으로 직선하도를 만드는 것은 홍수에 취약하고 생태학적으로도 건강하지 않다. 우리도 이제는 하폭증대를 하천정비의 목표로 추구하여, 홍수피해를 줄이고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며 앞서간 나라의 시행착오를 피해가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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