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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과학(8) 강 살리기는 민물고기 보호부터 상업적 내수면 어업 금지해야
2016년 01월 1525 9291

 

 

 

 

 


강 살리기는 민물고기 보호부터

 

상업적 내수면 어업 금지해야


근래 우리나라 하천과 호수의 민물고기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 어류학자들의 평가이다. 민물고기의 밀도가 정상적인 상태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평가의 근거 가운데 하나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민통선 내에서 북한강 상류의 어류조사를 한 어류학자들의 소감인데, 한 마디로 ‘사람이 없는 곳엔 물 반 고기 반’이더라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교란하지 않으면 민물고기의 밀도가 현재 상태보다 월등히 높아질 수 있다는 반증이며, 이와 비교하여 볼 때 현재의 우리나라 하천과 호수들은 민물고기가 매우 빈약한 상태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민물고기는 이미 수질오염, 외래어 침입, 탁수 발생, 서식지 훼손 등으로 신음하며 줄어들고 있는데, 여기에 인간이 직접 그물로 대량 포획하여 마지막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많은 호수에서는 심지어 상업적 어업까지 허가되어 있는데, 어획량도 규제하지 않고 그물로 무한정 남획하는 것이 합법화되어 있다. 게다가 허가 받은 수 이상의 많은 그물을 설치하는 행위, 잠수부의 쏘가리 포획 등의 불법어업을 묵인하는 등의 원인으로 상업적 가치가 있는 물고기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어떤 호수에서는 그물이 거의 백 미터에 하나씩 설치될 정도로 과잉포획이 상례화되어 있는데 그물에 이름표도 없어서 소유자와 규정위반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

 

어획량 규제도 없는 내수면 어업허가

결국 어획대상 어류는 줄어들고 잡지 않는 물고기만 살아남는 생태계의 변형을 초래한다. 상업적 가치가 있는 어류만 인공방류하여 과다하게 증가시키는 것도 역시 생태계의 먹이연쇄 균형을 교란하는 요인이다. 생태계의 먹이연쇄는 정교하게 빈틈없이 짜여 있어야 건강한 생태계가 형성되고 수질도 좋아진다. 일부 어류의 증감은 다른 먹이생물에 영향을 주고, 그 생물은 또 다른 생물에 영향을 주어 생태계를 교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예를 들면, 쏘가리의 감소는 경쟁자인 배스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고, 포식성 어류의 증가는 먹이생물인 소형어류의 감소를 초래하고, 수서곤충을 먹는 어류의 증감은 먹이 생물인 곤충의 증감을 결정짓는 등의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인간은 단백질을 필요로 하므로 동물을 식량자원으로 이용한다. 그러나 그 전제조건은 동물이 적정밀도를 유지하는 한도 내에서 잉여생산량만큼만 포획하여 지속가능한 생산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원금은 손대지 않고 이자만을 사용함으로써 원금의 감소를 막고 장기간 수익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의 경험으로 보면 어느 동물의 잉여생산량을 정확히 계산하기도 어렵고, 포획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정확히 잉여생산량만큼만 포획하게끔 통제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 더구나 수중의 어류는 숫자를 조사하기도 어렵다. 인간의 사냥기술은 많이 발달하였기 때문에 일단 포획이 허용되면 야생동물은 쉽게 감소하고, 지금까지 많은 종들이 멸종되었거나 멸종위기에 처해졌다. 이제 문명사회에서는 거의 야생동물을 식량자원으로 포획하지 않거나 극도로 통제하고 있으며, 주로 사육한 가축을 식량으로 이용하고 있다. 바다의 어류는 면적이 넓고 양이 많아 아직 식량자원으로 이용되고 있으나, 그 넓은 바다에서도 남획으로 생물량이 크게 감소하는 사례들이 흔히 발생하여 어획을 통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 내수면의 어업 현장. 체장제한, 어종제한, 어구제한 등의 규제 없이

민물고기를 아직도 식량자원으로 인식하여 무제한 포획하도록 허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례는 매우 후진적인 상태이다.

 

식량자원 아닌 야생동물로 관리해야

민물고기는 자원량이 매우 적으며, 여러 환경문제로 인하여 생존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남획하면 군집이 궤멸할 수밖에 없는 아주 취약한 자연자원이다. 그러므로 선진국에서는 육상 야생동물의 포획을 규제하여 보호하는 것과 동일하게 민물고기도 보호대상으로 관리하여 대량포획하는 행위를 규제하고 있으며, 어획과 낚시를 허용하는 경우에도 체장제한, 어종제한, 어획도구제한 등의 엄격한 규정들을 두어 보호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민물고기를 ‘Fish and wildlife’ 담당 자연보호부서에서 야생동물과 동일하게 보호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야생생물보호법이 제정되어 어류를 제외한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등의 동물은 함부로 포획하지 못하며 심지어는 밀렵동물을 먹은 사람까지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유독 어류만은 야생생물보호법의 보호대상에서 홀대받고 있다. 우리나라 민물고기 가운데 멸종위기종은 환경부에서 관리하고, 천연기념물은 문화재청이 관리하고 있으나 나머지는 수산식품부서에서 야생동물이 아니라 식량자원으로 관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민물고기를 아직도 무한정의 식량자원으로 오해하고 있으며, 이에 관리부재까지 더해져 남획을 방치함으로써 고갈된 상태에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호수와 하천은 수체가 크지 않아서 민물고기의 양이 적고 취약하므로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는 어획을 규제하여 남획을 막아야 한다. 더구나 그물로 대량 포획하는 상업적 어업은 허용하면 안 된다.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 호수 정도의 규모에서는 상업적 대량포획을 허용하지 않고 레저낚시를 허용하더라도 제한적으로 허용하여 보호대상 어종은 낚은 후 재방류를 원칙으로 하며, 포획을 허용하는 경우에도 체장제한, 어종제한, 어구제한 등의 규제를 엄격하게 시행하여 남획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민물고기를 아직도 식량자원으로 관리하며 무제한 포획하도록 허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례는 매우 후진적인 상태이다.

 

화천군의 파로호 어업권 회수는 선구적 조치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민물고기 어획을 줄이려는 노력이 일부 시도되고 있기는 하다. 산천어 축제를 통하여 민물고기의 관광자원 가치를 확인한 화천군은 최근 파로호에서 어업권을 매입 회수하여 상업적 어획을 중단하고 파로호의 레저낚시를 되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타 시군에서 뒤따라야 할 선구적 조치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파로호의 상류 수역은 양구군 관할이고 어업이 허용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 큰 실효를 보지 못하고 있다. 즉, 파로호의 붕어가 화천군을 떠나 양구군 수역으로 들어가면 잡혀 죽는 것이다.
우리는 강을 살리자면서 하수 처리, 어도 만들기, 생태하천복원사업 등에 많은 돈을 쓰고 있지만, 막상 주인공인 물고기를 죽이는 행위는 방치하는 난센스가 벌어지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담수생태계 보호를 위하여 민물고기를 수산식품부서에서 식량자원으로 관리하지 말고 환경부의 야생동물보호부서로 이관하여 야생동물로서 다른 동물과 동일하게 보호하여야 한다. 진정한 강 살리기를 위해서는 서식처를 개선하는 것보다 주인공인 물고기를 죽이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이제 민물고기 어업을 중단하여 생태계도 보호하고, 국민레저도 증진하고, 지역의 관광소득도 높이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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