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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I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10-봄에 번성하는 식물플랑크톤 갈색 물빛 만드는 규조류
2016년 03월 3391 9400

연재 I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10


봄에 번성하는 식물플랑크톤

 

 

갈색 물빛 만드는 규조류

 

 

봄이 되면 갈색 물빛을 띠는 호수들이 많이 있다. 그 이유는 갈색을 띠는 식물플랑크톤인 규조류가 많이 증식하기 때문이다. 물속에는 광합성을 하는 단세포 생물들이 많이 떠서 살고 있는데 이를 식물플랑크톤이라 부른다. 플랑크톤이란 떠다니며 사는 생물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으로서 부유생물이라 번역하기도 한다. 식물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하면서 영양분을   만들고 동물플랑크톤의 먹이가 되고, 동물플랑크톤은 어류의 먹이가 되므로 궁극적으로 수중생태계의 에너지 공급자라고 볼 수 있다.
식물플랑크톤은 분류학적으로 매우 다양한 생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겉보기에는 평온한 호수이지만 물속에서는 동시에 여러 종의 플랑크톤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살고 있다. 호수의 플랑크톤을 조사해 보면 대개 식물플랑크톤이 50종 정도가 동시에 살고 있고 동물플랑크톤은 30종 정도 살고 있다. 식물플랑크톤 군집을 구성하는 생물은 분류학적으로 주로 조류(藻類)라고 부르는 생물인데 우리말로는 말류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조류는 매우 다양하여 전 세계적으로는 수십만 종이 알려져 있다.
식물플랑크톤의 종류는 크게 규조류, 녹조류, 와편모조류, 남조류 등으로 분류하는데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규조류이다. 이 조류들을 분류하는 주요 기준은 색소의 종류, 세포의 크기, 세포벽의 성분, DNA의 구조 등이다. 광합성 생물은 생화학적 반응을 위하여 빛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색소분자를 가지고 있는데 색소의 종류에 따라 녹색을 띠는 생물도 있고 갈색을 띠는 생물도 있다. 육상식물과 파래, 클로렐라 등은 녹색계열 광합성생물이고 다시마, 미역, 규조류, 와편모조류 등은 갈색계열 광합성생물이다. 호수의 물이 봄에 갈색을 띠는 이유는 바로 이 갈색계열의 규조류가 많이 번성하기 때문이다.

 

  ▲규조류 식물플랑크톤의 현미경 사진. 실리카 유리 성분으로 만들어진 껍질을 가지고 있으며, 세포들이 연결되어 실 모양의 군체를 만들기도 한다.  

 

식물플랑크톤 중 가장 많은 것이 규조류
규조류라는 이름은 규소(실리카 SiO2)를 주성분으로 하는 껍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규소는 암석의 중요 성분이므로 지구상 어디에나 흔히 존재하는 물질이며, 석영과 유리의 주성분이다. 규소는 소량이 물에 녹아 있는데 규조류는 이것을 흡수하여 유리와 동일한 성분의 껍질을 만든다. 유리로 세포벽을 만드는 능력은 에너지 효율 면에서 큰 장점이다. 다른 조류는 광합성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단백질, 셀룰로오스, 당류 등으로 세포벽을 만드는 데 비하여 규조류는 물속에 녹아 있는 유리 성분의 무기물질을 이용하여 만들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적다. 쉽게 말하자면 집을 짓는 재료를 싼값에 구입하는 셈이기 때문에 다른 조류에 비하여 적은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빨리 성장하여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규조류는 호수에서 우점종일 뿐 아니라 바다에서는 식물플랑크톤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전 세계 바다에서 수중동물에게 먹이를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일차생산자이다. 육상생태계에서 동물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초본에 해당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호수에 사는 식물플랑크톤의 종류는 규조류 외에도 녹색을 띠는 녹조류와 남조류가 흔히 출현하는데 수온에 따라 나타나는 우점종이 달라지기도 한다. 규조류는 수온이 낮을 때도 잘 자랄 수 있기 때문에 겨울과 봄에 주로 우점하는 반면에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남조류는 수온이 높을 때 경쟁력이 있으므로 주로 여름에 우점하며, 그 결과 봄에는 갈색을 띠던 호수가 여름이 되면 녹색으로 변하곤 한다.
수질에 따라서도 조류들의 경쟁력이 달라지기도 한다. 영양분이 적은 맑은 빈영양호에서는 규조류가 우세하지만 퇴비와 하수가 유입하는 부영양호에서는 남조류가 우세하게 된다. 따라서 온도에 따라, 수질에 따라 식물플랑크톤의 종류가 바뀌면서 호수물의 색도 갈색이었다가 녹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규조류는 호수에 떠서 사는 식물플랑크톤으로서도 중요하지만 하천의 돌 표면에 붙어사는 부착조류로서도 중요하다. 자갈바닥 하천을 걷다 보면 미끄러워서 넘어지기가 쉬운데 그 이유는 돌 표면에 흔히 물이끼라고도 부르는 갈색의 부착조류가 번성하여 점액질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부착조류는 주로 규조류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 갈색을 띠고 있는데 간혹 수질이 나쁜 곳에서는 녹색을 띠는 녹조류나 남조류가 번성하기도 한다.
산꼭대기의 청정지역에서는 부착조류가 없어서 돌 표면이 미끄럽지 않으나 하류의 농경지역으로 내려오면 돌 표면에 규조류가 증가하여 미끄러워 진다. 자갈 표면의 규조류는 하천의 물벌레의 주요 먹이이다. 하루살이, 강도래, 날도래 등의 곤충은 물속에 알을 낳고 유생이 물속에서 성장한다. 하천의 자갈돌을 들어 보면 돌 표면이나 아래에 곤충의 유생들이 붙어서 살고 있는데 이들의 주요 먹이가 바로 규조류로 구성된 부착조류이다. 따라서 하천의 영양분(주로 인성분)의 농도가 너무 낮은 청정지역에서는 부착조류가 적어서 곤충의 유생도 적은데, 인이 적당히 증가하면 부착조류가 증가하면서 물벌레도 증가한다. 그러나 인 농도가 너무 높아지면 부착조류가 너무 많아져서 길게 실처럼 늘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하상이 카펫이 깔린 것처럼 변한다.
규조류가 수서곤충의 먹이가 되지만 너무 많으면 돌 틈이 메워져서 물벌레가 오히려 줄어들고 물고기도 줄어든다. 부착조류의 과잉 번성은 하천에서 부영양화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생태계훼손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규조토의 살충 기능
한편 규조류는 유리성분의 껍질을 만들기 때문에 죽은 후 껍질을 남긴다. 호수나 바다의 바닥에는 규조류의 껍질이 계속 퇴적되어 오랜 세월이 지나면 토양을 만드는데 이를 규조토라고 부른다. 백색의 도자기를 만드는 흙으로도 쓰이고, 구멍이 많은 실리카 유리성분이 수분을 잘 흡수하는 성질을 이용하여 실리카겔과 같은 건조제로도 쓰이며, 살충제로도 쓰인다. 규조토 가루를 해충이 번식하는 식물체에 뿌리면 벌레의 표면에 달라붙어 탈수에 의해 죽게 하며, 침대나 소파에 붓으로 발라주면 진드기도 죽이는데, 사람에게는 해가 없어서 친환경 살충제로서 효용가치가 높다고 한다. 이제 호수를 방문할 때 물색을 유심히 관찰하고, 하천바닥의 자갈 표면에 부착조류의 양과 색을 관찰해 보면서 식물플랑크톤의 종류를 추정해 본다면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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