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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루어 수입상 (주)런커 김태한 대표
2010년 03월 3551 973

인터뷰

 

국내 최대 루어 수입상 (주)런커 김태한 대표 

 


 

 

“포인트보다 루어에 대한 관심이 앞서야 루어낚시산업 발전”

 

김진현 기자

 

 ▲김태한 대표. 루어낚시인들에게 “조과보다는 루어 자체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일본제 루어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업자로서 일본 루어낚시의 흐름을 요약한다면?
- 배스의 쇠퇴와 바다루어의 급성장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그런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루어낚시의 흐름은 일본과 거의 흡사하다. 루어뿐만 아니라 낚시 전반에 걸쳐 도구와 기법이 일본에서 들어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일본에서 배스낚시가 침체한 이유는 무엇인가?
- 배스가 잘 낚이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낚시인들이 일본 배스낚시의 침체를 경기불황 탓으로 알고 있지만 더 큰 이유는 배스가 잘 낚이지 않는 것이다. 동경에 살고 있는 한 낚시인은 지난 6년 동안 매주 낚시를 나갔지만 50cm가 넘는 배스를 한 마리도 못 낚았다고 한다. 일본의 다른 지역에 비해 배스의 서식여건이 좋은 동경이 이 정도면 아주 심각한 수준이다. 배스가 낚이지 않은 결과 일본의 배스루어낚시 인구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300만이었지만 현재는 150만 수준이다. 대신 바다루어로 전향하거나 송어 유료터로 나가는 낚시인이 늘었다.

 

일본에서 왜 배스가 잘 낚이지 않게 됐는가?
- 엄청난 수의 낚시인들이 매일 같이 스트레스를 준 결과다. 대도시 근교의 포인트는 이런 현상이 심하다. 물론 릴리즈를 하지만 일단 한두 번 스트레스를 받은 배스는 생식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연적으로 개체수가 줄었다.


국내 배스낚시도 침체인가?

- 아직은 아니다. 내후년까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 이후는 장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서서히 배스가 낚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불황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사정도 나쁜데다 엔고까지 겹쳐 적지 않은 소비위축을 가져왔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배스는 유해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발전에 항상 걸림돌이 되고 있고 한계도 보인다. 이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해서 대통령이 나선다고 해도 한번 유해어종으로 낙인찍힌 이미지를 되돌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낚시진흥회가 나서서 배스를 보호하는 것과 비교하면 반대되는 일이다. 

 

일본에서도 배스가 생태계 유해어종으로 공격받고 있다고 들었다.
- 그렇다. 특정외래어종으로 분류해 다른 곳으로 이식하지 못하게 하는 등 일본에서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특히 은어 조업을 하는 지역 중 일부는 지방 조례를 정해 배스 릴리즈를 금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곳들이 지금은 배스 릴리즈를 허용하는 방안을 재검토하는 추세다. 배스낚시인들이 발을 끊으니까 어민들 외엔 지역사회에 보탬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일본의 배스루어낚시는 산업적 측면으로도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규모다.  


“낚시산업의 규모가 커져야 낚시인도 대접 받는다”

 

우리나라의 배스루어산업은 일본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가?
- 보트산업이나 각종 입어료 등의 부수적인 산업을 제외하고 루어용품 시장의 규모만 놓고 보면 20:1정도라고 본다. 일본이 3천억~4천억 시장이니 우리는 150억~200억쯤 되지 않겠나. 물론 일본은 루어낚시 인구 자체가 많기도 하지만 루어시장 자체가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낚시인들, 제조·유통업자의 사고방식이 일본은 우리와 다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낚시문화는 비슷하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마인드’는 전혀 다르다. 일본낚시인들은 루어가 나오면 그 루어를 가지고 어떻게 낚시를 할 것인가에 몰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낚시인들은 루어의 활용보다 단순히 많이 낚기 위해 포인트 경쟁에 열을 올린다. 테크닉이 우선이 아니라 좋은 포인트를 위해 유능한 선장을 만나는 것이 우선이다. 작년에 히트 친 참돔지깅을 예로 들면 참담하다. 이름난 선장은 여럿 출현했지만 히트 친 지그는 하나도 없다. 그나마 시작 당시에는 여러 곳에서 탐사가 이뤄졌고 다양한 지그를 쓰는 듯했으나 잠시였다. 포인트는 군산과 제주도로 압축되었고 유능한 선장만 따라가면 조과는 문제없다는 식이다. 또 엄청난 양의 값싼 복제품이 등장해 시장은 삽시간에 무너졌다. 
우리나라 낚시인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제조·유통업자들은 값싼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가격경쟁을 한다. 새로운 장르가 생겨나 이슈가 되면 순식간에 값싼 카피본이 생겨난다. 유통업자들도 40퍼센트 마진이 남는 5천원짜리 루어를 세 개 파는 것보다 30퍼센트 마진이 남는 2만원짜리 루어를 파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사실을 잘 알지만 가격경쟁 앞에선 손을 들고 만다. 그러므로 유통업체도 손해고 제조업도 득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장르가 들어온들 누구 하나 제대로 돈을 번 사람이 없으니 재투자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악순환이 우리나라의 루어낚시산업을 크게 위축시킨다는 사실에 대해서 누구 하나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100만원짜리 사업이 들어와 10만원, 5만원짜리 사업으로 전락하는데도 모두 눈앞의 이득에만 급급하고 있다. 낚시인들은 ‘값싼 제품이 나오니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할 테지만 낚시산업이 줄어들어 보는 손해는 고스란히 낚시인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낚시인들이 막대한 비용을 낚시라는 레저에 쏟아 붓고 있지만 정작 돈을 더 적게 쓰는 다른 레저 활동가만큼 대접받지 못한다. 이유는 바로 낚시산업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기형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에 대해서는 정부나 스폰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또 낚싯배 선장이 돈을 벌어서는 개인소득이나 지역산업에 이바지하는 정도지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값싼 복제품은 루어산업과 낚시시장을 갉아먹는다”

 

비싼 루어를 쓴다고 해서 루어낚시산업이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 물론이다. 하지만 루어낚시를 시작하는 낚시인의 마인드가 바뀐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애초에 조과보다는 ‘물속에 있는 육식어종을 어떻게 유혹해서 낚을까?’에 심취해서 접근하면 먼저 루어의 사용법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고급제품과 카피본의 결정적인 차이는 사용법에 있다. 고급제품은 하나하나에 매뉴얼이 있고 만들어진 이유가 있다. 낚시인은 그것을 배워나가고 응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미친 마니아가 나온다면 고기 잡는 포인트에 연연하는 낚시인이 아닌 새로운 루어를 창작해 내는 제작자가 탄생하는 것이다.
루어의 원조는 미국이지만 현재 우리가 쓰는 대다수의 루어는 일본 것인 것을 보면 안다. 일본은 처음엔 미국 루어를 수입해 썼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 방법을 배우고 연구해서 새로운 루어를 창조해냈고 이제는 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결론을 말하면 제대로 된 것을 써봐야 더 나은 것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루어낚시가 들어 온지 십 수 년이 흘렀지만 수출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루어 제작자 한 명 없다. 튜닝이나 카피를 하는 사람은 많지만 기존에 없는 방식으로 창조적인 루어를 개발할 사람은 없는 것이다. 약간의 수입품과 대다수의 카피본으로 유지해나가는 루어낚시산업은 발전할 수 없다.

 

대중화를 위해 값싼 루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 값싼 루어를 시장에 깔고 그것이 많이 퍼진다고 해서 대중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낚시인들의 실력이 업그레이드되질 않기 때문이다. 값싼 루어를 선택하는 낚시인들은 ‘어떻게 잘 낚이는가’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는다. 제작자의 의도를 이해했을 리 없는 복제품은 전하고 싶어도 그 노하우를 전할 수 없다.   

 

그렇다면 외국 루어를 수입만 할 게 아니라 직접 좋은 루어를 개발해볼 생각은 없나?
- 물론 있다. 나도 수입만 하다가 끝나진 않을 것이다. 일본의 루어 제작공장과도 연결이 되어있고 현재 런커의 영업망이면 배포도 문제없다. 문제는 마땅한 설계자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설계할 능력까지는 되질 않는다. 낚시를 그만큼 못했다. 희망이 있다면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루어 제작자의 꿈을 꾸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본 유학을 계획하는 이들이 몇몇 있는데 그들이 원한다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또 올해부터 성균관대학교는 자연과학부에 스포츠과학학부를 설립했다. 각 분야별 스포츠의 리더를 육성하는 학부인데, 거기에 스포츠피싱으로 낚시가 전공과목으로 채택됐다. 내가 직접 강사로 나가게 됐는데 거기에서 이런 얘기들을 학생들과 나누고 싶다.

“비전문가가 독학할 수 있는 정보가 나와야 한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바다루어낚시는 어느 정도까지 성장했나?
- 일본은 상당수의 배스낚시인이 바다루어로 유입되어 급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또 자체적으로 생긴 바다루어낚시 인구도 많아 현재 200만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바다루어낚시가 시작한 지는 2~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매출로 따지면 급성장하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현재 런커의 경우 배스가 6, 바다가 4 정도 비율이 될 만큼 바다가 급성장했다. 올해 안에 5:5가 될 듯하다. 남해안 일대는 바다루어 시장이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낚시인구에 비해서는 크지 않은 수준이다. 대략 예상하는 바다루어낚시의 인구는 전체 낚시인구의 30분의 1 정도로 보고 있다.

 

▲  매장 내에 있는 시청각 자료실. 국내외에서 출간하는 다양한 낚시자료들를 열람할 수 있다.
우측위)  아이마의 루어 조견표. 조건에 따라 다양한 루어가 필요한 이유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우측아래)  런커에 진열된 루어낚시 용품들. 시중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다양한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루어낚시 발전을 위해 무엇이 가장 시급한가?

- 비전문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일본의 경우 루어낚시를 하고 싶은 사람은 독학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가장 큰 역할을 잡지가 한다. 일본인들은 독보적인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잡지라고 믿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현재 일본에서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루어매거진은 젊은 편집장을 중심으로 기자 모두 루어마니아들이다. 한 달에 비행기 값만 10만엔 이상을 지출할 정도로 열정적이며 취재원들에게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테크닉을 창출할 수 있는 각 업체의 프로스탭들이나 취재대상에겐 취재비와 원고료를 지불한다. 확실하게 관리하고 대접해주는 대신 신선한 정보를 먼저 독식한다. 또 그것을 바탕으로 DVD 제작까지 한다. 한 장에 4천엔짜리 DVD를 제작해 10만장 넘게 판다. 현재 일본에서 낚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1위가 잡지, 2위가 DVD, 3위가 TV다. 4위, 5위는 낚시동호회나 단체며 인터넷은 꼴찌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시장과 비슷하다고 하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루어낚시만 따지면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가 인터넷이다. 문제는 인터넷에서 생성되고 있는 정보는 순기능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역기능이 더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낚시의 발전과 다양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가 인터넷이라고 본다.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 대상어를 낚는데 100가지 방법이 있다면 100가지 방법이 모두 인정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니다. 먼저 새로운 장르를 경험한 낚시인이 한 가지 방법을 인터넷에 올리면 나머지 사람은 모두 그 방법에 따르는 식이다. 그리고 그것이 정석이 되어 버린다. 특히 그 낚시인이 나이가 많거나 낚시경력이 많다면 그 영향력은 절대적일 만큼 강하다. 심하게 말하면 인터넷 상에서 끼리끼리 모여 하는 낚시가 끝까지 가고 나중에는 강요하는 수준에 이른다.
새로운 장르의 보급에 앞서 이론을 제대로 배울 필요가 있고 도중에 새로운 정보와 올바른 정보가 나타나면 습득해야 한다. 지금 포항 일대에서 하고 있는 볼락, 농어 웨이딩낚시가 좋은 예다. 몇 년 전만 해도 ‘바지장화 따위는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다’고 말했지만 결국 하고 있지 않은가.   


어떤 낚시장르에 가장 관심이 있나?

- 모든 장르에 관심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에깅과 농어루어 그리고 라이트 지깅이다. 에깅은 겨울이나 봄에 풀어낼 고급 테크닉이 많아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농어루어의 경우 일본에선 하이테크 낚시로 통한다. 미노우, 지그, 포퍼 등으로 구사하는 다양한 테크닉이 매력이다. 마지막으로 라이트 지깅인데 이 장르가 빨리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등 푸른 생선을 좋아하지 않아서 전갱이나 고등어 심지어는 부시리까지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무한한 자원과 남다른 파워가 있는 라이트지깅은 언젠가는 먹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루어낚시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루어낚시는 자기 나름의 답으로 풀어가는 낚시다. 그만큼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한다면 루어낚시의 발전은 없다고 본다. 또 복제품은 더 이상 루어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 피해는 결국 낚시인이 보기 때문이다.  
런커 (02)482-9212, www.lunkerm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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