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장바구니 주문배송조회 고객센터
과월호신청
Home> 뉴스&칼럼 > 전문가컬럼
에세이 I 평산의 釣行隨想(3)-시인과 별 그리고 밤낚시
2016년 06월 984 9734

에세이 I  평산의 釣行隨想(3)

 

 

시인과 별 그리고 밤낚시

 

 

송귀섭 FTV 釣樂無極 진행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붕어학개론> 저자 (주)아피스 사외홍보이사

 

나에게는 20대에 만나서 40년이 넘도록 어울리는 친구가 있다. 필봉(筆鋒)이란 필명을 가진 이 친구는 육군 영관장교 시절에 시인(詩人)으로 등단(登壇)을 하더니 예편을 하고 나서는 사진작가로도 활동하는데, 낚시터에 나가서도 시를 짓고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카메라는 망원경 같이 큰 최신형인데 낚싯대는 30년도 더 된 반카본대를 쓰고, 엉덩이만 올려놓는 소형의자에 앉아서 파라솔도 없이 밤낚시를 한다.

 

▲ 청도 저수지에서 철수하는 길. 친구의 손에는 항상 가벼운 쓰레기봉지만 들려 있다.

 

 

몇 년 전에 이 친구와 어울릴 때 이야기다.
“밤이슬 맞으면 춥고 건강에 해로워.”
청도(淸道)의 한 저수지 물가에 나란히 앉아 밤낚시를 하는데, 아직은 추운 봄철이라서 친구에게 파라솔을 가져다주면서 차가운 기운이 들거든 파라솔을 치라고 당부를 했다. 그런데 한밤중이 되어 이슬이 뚝뚝 떨어지고 한기(寒氣)가 드는데도 친구는 파라솔을 치지 않고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 안되겠다 싶어서 커피 한 잔을 끓여 들고 가서 파라솔을 펼쳐 머리 위를 덮어주고는 한참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내 찌가 올라와서 급히 내 자리로 돌아 왔는데, 친구는 내가 돌아오자마자 슬그머니 파라솔을 접어서 뒤로 내려놔 버렸다.

 

원래 답답한 것을 싫어해서 그러나 보다 하고 밤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찻집에 들러서 담소(談笑)하는 중에 ‘밤하늘 아래 낚시를 즐기면 하늘의 별도 보고 달도 보면서 즐겨야지 왜 파라솔로 하늘을 가려버리고 찌만 바라보느냐’며 핀잔을 주었다.
“이 친구야. 하늘의 별이야 파라솔로 찬 이슬을 가리고도 고개를 내밀어서 보면 되지.”
나는 말은 그리하였지만 ‘아차! 이 친구에게 또 한 수 배우는구나’하는 마음이었다. 이 친구의 가슴속에는 밤하늘이 통째로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이슬까지도 포함하여 대자연을 몽땅 호흡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 눈은 오로지 찌불에만 집중하여 밤새 한 곳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낚시를 할 때는 낚시에 집중을 해야지”하고 슬그머니 우겼더니 “그래. 그것도 맞는 말이네”하고 너무 쉽게 대답을 해버리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렇다. 찌만 보고 별을 못 보는 낚시는 대자연을 호흡하는 힐링(healing)낚시로는 모자란다. 간혹 하늘의 별을 보느라 입질하는 찌를 못 보아서 챔질타임을 놓치는 정도라면 그것이 바로 대자연과 어울리면서 풍류에 젖는 힐링낚시의 여유가 아니겠는가!



※ 낚시광장의 낚시춘추 및 Angler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무단 복제, 전송, 배포 등)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