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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축교의 추억
2016년 05월 1546 9859

 

 

COLUMN

 

 

군축교의 추억

 

 

아마도 낚시인의 이삿짐은 낚시가 취미가 아닌 일반인들의 비해 복잡하고 많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살던 집을 버리고 새집으로 갈 이삿짐을 꾸리다보니 낚시 관련 짐이 예상을 훨씬 초월하고 말았다. 마누라는 절반을 버리라고 닦달을 하지만, 어디 그게 가능키나 한 일인가?
쌓아 놓은 태클박스들을 하나하나 내리다가 맨 아래에 두었던 제일 오래된 태클박스가 맨 마지막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뚜껑을 열었더니 한 구석에 예쁜 루어가 하나. 소형 미노우 플러그이다. 그래, ‘플러그(Plug)’란 말도 오랜만이다. 예전에는 나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루어를 플러그란 대표명사로 곧잘 불렀는데 요즘은 별로 사용하지를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퍼, 펜슬, 미노우, 크랭크베이트 등 다 플러그란 말로 하나의 카테고리가 되지만, 플러그란 말은 ‘사어(死語)’가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이 7cm짜리 미노우는 일본 다이와 제품으로 ‘발사 미노우 매그넘(Balsa minnow magnum)’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내 기억에는 당시 최고의 루어였던 라팔라(Rapala) 제품을 흉내 내서 만든 것으로 생각했었다. 1981년인가 82년인가? 그러니까 30년도 더 된 옛날 것인데 추억이 깃든 루어라서 잘 보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행운의 루어라서 초당저수지의 국내 최초의 무지개송어도 이 루어로 낚았고 기대하지 않던 쏘가리도 낚았다.

 

 

 

 

 

 

“조군아 내려라”

 

이 루어를 구입한 장소는 소공동 롯데백화점. 당시에는 시내의 유명 백화점에 낚시코너가 있었고 가끔 외국산 스푼이나 플러그가 팔리곤 했다. 어느 봄날에 여기 롯데백화점 낚시코너에서 소양강의 군축교 인근에서 쏘가리가 터졌다는 뉴스를 입수한 나는 곧바로 서울릴낚시회의 박현재 선생님께 이 소식을 알렸다. 마침 다음날이 출조일. 목적지는 인제 피아시 계곡이었는데, 새벽길을 달리던 출조 버스가 도중에 군축교 앞에서 멈추더니, “조군아, 내려라” 박현재 선생님이 나를 호출했고, 김홍동 회장님이 나서시면서 회장님과 나 둘이만 하차하게 되었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고 결과적으로 몰황이었다. 끄리가 몇 마리 낚일 뿐. 그 거친 절벽을 돌아 이동하면서 쉬지 않고 스푼을 던져도 감감 무소식. 철수 직전에 낚시조끼 주머니에 고이 넣어두었던 이 미노우를 꺼내 미친 척 연결해서 던져 봤었다. 릴링을 한 번이나 했을까? 수면에 물이 튀기면서 루어를 공격하는 물고기가 있었다. 수면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끄리다!”라고 외쳤는데 끌려나오는 물고기가 허옇지가 않고 시커먼 게 아닌가? 쏘가리가 바닥에서 수면까지 튀어나와 먹이를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옆에서 지켜보시던 김홍동 회장님께서 루어를 보자 하시고는 한참을 말없이 들여다보시던 기억이
난다.
그런 일이 있고 얼마 지난 후, 김홍동 회장님께서 시내 낚시점을 다니시면서 미노우 플러그를 찾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에는 외국에 나가기도 힘들었고 국내에서 입수할 수 있었던 외국산 루어라면 가끔 미군 PX에서 흘러나온 것이 다였던던 시절이다.
옛날이야기다.
봄바람이 살랑대는 오늘같이 좋은 날에 낚시는 가지도 못하면서 쓸데없는 상념에 젖어본다. 짐이나 마저 싸야지

 

 

Writer's Profile

 

조홍식. 이학박사,
「루어낚시 첫걸음」,「루어낚시 100문 1000답」 저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낚시책을 썼다. 중학교 시절 서울릴 출조를 따라나서며 루어낚시에 깊이 빠져들었다. 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지깅 보급과 바다루어낚시 개척에 앞장섰다. 지금은 미지의 물고기를 찾아 세계 각국을 동분서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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