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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해경, 낚시인 선내 음주 단속 실시 논란
2016년 07월 3058 9935

이슈

 

 

해경, 낚시인 선내 음주 단속 실시 논란

 

 

인천항, 음주 단속 후 출조객 50% 격감, “해괴하고도 과도한 규제” 낚시인들 반발

 

이영규 기자

 

지난 5월 9일을 기해 해경(해양경비안전본부)이 낚싯배 승객들에 대한 선내 음주를 집중단속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낚싯배에서 음주를 할 경우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해경은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8일까지 집중 계도 기간을 거친 후 5월 9일부터 본격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에 낚시인과 낚싯배 업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낚시인들은 낚싯배에서 갓 낚은 싱싱한 회를 즐기는 것을 바다낚시의 큰 즐거움이자 식도락으로 여겨왔고 생선회에 음주 한 잔은 자연스러운 것인데 지금껏 아무런 문제없이 이루어지던 행위를 어느 날 갑자기 불법이라며 단속하자 황당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초 충남 태안으로 우럭 배낚시를 다녀온 서울 낚시인 김무현씨는 “25년 가까이 안흥으로 우럭 배낚시를 다녔는데 갑자기 음주를 단속한다는 얘기에 어이가 없었다. 해경이 무슨 근거로 낚시인들의 식문화까지 통제하려 드는지 모르겠다. 낚시인들이 식사 때 마시는 술의 양은 기껏해야 소주나 맥주 한두 잔이다. 술을 많이 마시면 낚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과음하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도 낚시인 음주 단속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낚싯배 출항 전 해경이 뱃머리로 나와 인검을 하고 있다.

▲똑같이 배에서 마시는 술인데 호화 요트나 유람선에서 마시는 술은 낭만적 관광행위이고, 낚싯배에서 마시는 술은 위험한 불법행위로

  인식하는 해양경찰의 이중적 잣대가 '음주낚시 금지'라는 사상초유의 규제를 탄생시켰다.

▲좌)태안군과 태안해양경비안전서에서 홍보 목적으로 제작한 간이 도마. 선내 음주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우)해경본부에서 발행한 낚시어선 안전저해행위 단속 안내문. 낚시인 선내 음주 금지도 포함돼 있다.


 

낚싯배에서 술 마시면 벌금 100만원 
사상초유의 ‘음주낚시 금지’ 행정에 대해 해경에 물어보았다. 지난 6월 8일 인천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에 전화를 걸어 단속의 이유와 근거를 문의하자 해상안전계 관계자가 이렇게 답변했다.
“최근 몇 년 새 세월호와 돌고래호 사고가 터지면서 해상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이에 가장 밀접한 관련 부서인 해경에 많은 질타가 쏟아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단순히 그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고취하고 안전이 보장된 레저활동이 가능해지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

 

법규에 없는 단속근거 만들고자 지방 고시 급조
해경에 따르면 낚시인 선내 음주 단속에 대한 법적 근거는 법규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하는 지방 고시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자체 고시로 선내 음주를 금지한 곳은 경남 창원시 한 곳밖에 없었다. 2015년 8월 2일부터 시행된 창원시 고시 ‘낚시어선의 안전운항 등을 위한 준수사항’에 ‘선내에서 술을 마시거나 기타 선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는 이런 고시마저 없었기 때문에 해경에서는 각 지자체에 요청하여 그 전에 없던 고시를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중부해양경비본부 해상안전 관계자는 “돌고래호 사건 이후 낚시관리 및 육성법에 단속 근거를 마련하고자 했으나 법령 개정이 국회에서 계속 미뤄졌다. 그래서 각 지방자치단체에 낚시인 선내 음주 금지 조항을 신설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단속 후 과태료가 발부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망원카메라나 동영상으로 음주 모습이 적발되면 해경이 해당 낚싯배로 접근해 사진을 보여주면서  술을 마셨다는 자술서를 받게 된다. 자술서를 작성한 해경은 적발보고서를 해당 지자체로 보내고, 지자체에서는 낚시인에게 과태료 청구서를 발송하게 된다.

 

관광낚시 단체출조 줄어 낚싯배 업자들 울상
낚시인 선내 음주 단속 조치로 인해 바다낚시업계는 울상이다. 국내 최대 우럭배낚시 출항지인 인천의 경우 음주 단속 조치 이후 출조객이 5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항하는 푸른바다호 선장은 “인천으로 우럭 배낚시를 오는 손님의 절반 이상이 직장 낚시인들이다. 그들은 갓 낚은 싱싱한 자연산 우럭에 소주 한 잔 기울이는 재미로 찾는다. 그러나 음주 단속 소식이 전해지자 바다낚시 예약을 취소하고 대신 등산이나 일반 여행으로 야유회를 대신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번 선내 음주 단속은 전문적 배낚시보다 관광낚시, 생활낚시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사실상 낚시매니아들은 낚시에 전념하느라 거의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다 바다를 찾는 관광낚시객들은 대부분 손맛보다 선상 즉석회에 마음이 끌려 낚싯배를 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배에서 술을 일절 못 마시게 되면 낚싯배를 타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관광낚시객들이 많이 찾는 포항, 경주, 울산 등 동해안과 생활낚시 출조가 많은 진해만은 타격을 받고 있다. 울산낚시인 서정필씨는 “나야 낚시가 좋아서 배를 타니까 술을 못 마셔도 큰 아쉬움이 없지만 내 주변 친구들은 바닷바람 쐬며 배에서 맥주 한 잔 하는 재미로 배를 탄다. 그 친구들이 방송에서 낚싯배 음주단속 얘기를 들은 후로는 나와 함께 배낚시를 가려고 하지 않는다”며 이번 조치가 낚시어선들에게 큰 타격을 입힐 것을 우려했다.  
낚시어선 “해상사고 책임 낚시인에게 전가하려는 술수”
그렇다면 정말 해경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일 만큼 낚시인의 선내 음주가 위험한 것이고 음주 사고가 많았던 것일까?
인천 영흥도 낚시어선협회 김태운 회장은 “나의 기억으론 낚싯배에서의 음주로 사고가 났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없다. 해경에서도 그런 통계는 잡혀있지 않다고 한다. 결국 해경의 이번 조치는 최근 일어난 대형 해상 사고의 책임을 낚시인과 낚싯배 업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자 역시 해경에 전화인터뷰를 하면서 선내 음주로 인한 사고 사례나 관련 통계가 있는지 물어보았으나 그런 통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해경 관계자는 “낚싯배에서 일어난 사고는 그 이유가 음주인지 그 밖의 요인 때문인지 알기 어렵다. 솔직히 음주로 인한 사고 발생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화 요트 음주는 괜찮고 낚싯배 음주는 불법?
낚시인들은 이번 선내 음주 단속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해경에서는 낚시인들의 안전한 낚시여행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하지만 낚시인들은 납득할 수 없는 해괴하고 과도한 규제라고 성토하고 있다. 대전의 김영수씨는 “호화 요트에서 와인파티를 벌이는 것은 괜찮고 서민들이 낚싯배에서 소주 한 잔 기울이면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문제를 해경에 거론하며 형평성이 없다고 지적하자 “영업을 목적으로 한 유람선 내 음주도 원칙적으로는 불법이다”라면서도 그럼 왜 단속하지 않느냐고 묻자 답변하지 못했다. 
일본 원정낚시 경험이 많은 조홍식씨는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상한 법규라고 꼬집었다. “일본에서는 선박을 모는 선원들은 음주 시 법에 저촉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승객인 낚시인에 대해선 해당 사항이 없다. 나라 전체가 바다로 둘러싸인 일본은 해상 안전에 대해선 세계적으로 법규가 엄격한 나라이다. 그런 일본에서도 낚싯배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은 낚시 중 즐기는 운치 정도로 보고 있다. 개인이 충분히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부분을 갖고 해경이 난리법석 떠는 모습이 이해되지 않는다.”  

 

낚시인 음주단속 위해 헬기까지 동원
해경의 선내 음주 단속은 6월 중순 현재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남해의 진해 통영 여수 녹동, 서해의 인천 태안 보령 군산, 동해의 공현진, 임원항 등에서 단속을 위해 해경선 및 고속단속정 등을 동원하고 있다.
실제 단속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 6월 초 태안 앞바다로 낚시를 갔던 낚시인이 식사 도중 소주를 마셨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적발됐다. 이 장면은 TV 뉴스를 통해 전국적으로 방영됐는데 이 낚시인은 식사 중 반주 한 잔을 곁들인 죄로 과태료 100만원이 부과될 예정이다.
단속은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멀리 떨어진 해경선에서 고성능 카메라로 음주 장면을 촬영하기도 하고 고속단정을 이용해 불시에 낚싯배를 단속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헬기까지 동원해 항공촬영으로 음주를 단속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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