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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마이클 코리타 지음, 최필원 옮김 |황금시간|2021. 05. 04 발행/140x210mm/448면
15,500원 → 13,950원 (10% )
3,000원(총 구매금액 20,000원 이상시 무료배송)

앤젤리나 졸리, 니컬러스 홀트 주연
〈시카리오〉, 〈윈드 리버〉 테일러 셰리던 연출
영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원작 소설!

 

핏빛으로 불타는 몬태나 황무지에서
죽이려는 자들과 지키려는 자들 간의
쫓고 쫓기는 필사의 게임이 시작된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우연히 범행 현장을 목격한 소년을 죽이려는 자들과 그에 맞서 소년을 보호하려는 이들이 벌이는 사투를 그린 스릴러소설이다.
졸지에 두 킬러에게 쫓기게 된 소년은 정체를 숨긴 채, 몬태나 오지에서 생존법을 가르치는 생존 교관에게 몸을 의탁한다. 그러나 악마적인 킬러들이 그곳에까지 마수를 뻗쳐오자 소년은 홀로 산속에 숨어들고, 전직 산림 소방대원인 화재 감시탑 직원과 합류해 도주를 이어간다. 생존 교관 또한 소년을 찾아 나서는 한편, 그에게 소년을 맡겼던 연방 보안관까지 추격전에 뛰어든다. 거대한 산불과 압도적 폭풍에 삼켜진 몬태나 황무지라는, 불길과 번개 그리고 우박으로 그득한 지옥도 한복판에서 피와 폭력이 난무하는 필사의 게임이 시작된다.   

<책 속으로>
남자는 돌에 등을 기댄 반듯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두 다리는 앞으로 곧게 뻗어 있었고, 고개는 지친 사람처럼 옆으로 살짝 기울어진 채였다. 검은 물속에서 솟아오른 남자의 금발 머리칼이, 제이스가 만든 물살에 휩쓸리며 야단스럽게 춤을 추었다. 윗입술은 마치 비웃고 있는 듯이 말려 올라간 상태였다. 누군가를 조롱하는 듯한 기분 나쁜 미소. 제이스는 남자의 치아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남자의 발목에는 밧줄이 칭칭 감겨 있었고, 그 끝에 낡은 아령이 매달려 있었다.

_13쪽

“그 총 치우고 뭘 원하는지 얘기해봐요.”
“환대를 해주시는군.” 긴 금발의 남자가 말했다. “여기 와서 만나본 다른 사람들과는 확실히 달라.”
“그러게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도 차분해. 한밤중에 낯선 남자가 둘이나 들이닥쳤는데도 말이야.”
“게다가 우린 총까지 들고 있잖아. 어떻게 저렇게 덤덤할 수가 있지?”
그들은 그녀에게로 다가오며 대화를 이어갔다. 마치 여행 중에 주변 경치를 구경하며 감상을 나누는 사람들처럼. 그들이 툭툭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눈에 들어온 권총보다도 더 그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_133쪽

‘그들이 죽었으면 좋겠어.’ 그는 생각했다. 뜨거운 눈물이 배어나기 시작했다. ‘놈들도 그날 물속에서 본 시체랑 같이 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물론 그들은 내가 거기서 죽었기를 바랐겠지만.
그는 절망적인 현재의 상황이 아직 실감 나지 않았다. 물론 목격자인 자신이 그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라는 사실은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고 싶어 한다는 발상은 너무 터무니없어서 가끔 믿어지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들은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어. 그들은 진정으로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어.’
_160쪽

“‘그들’이 대체 누구지? 이름은 몰라도…….” 그녀는 적절한 표현을 찾아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이스에게 표현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악마들이에요.” 그가 말했다. “악마. 경찰처럼 차려입고 진짜 경찰들을 죽였어요. 그것도 돈을 위해서. 사람을 죽이면서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더라고요. 난 그들의 범행을 똑똑히 목격했어요. 너무나 여유로워 보이던걸요. 무슨 게임을 하듯이 말이에요.”
_199쪽

“정말로 불꽃을 보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냥 연기만 보일 줄 알았는데. 표현이 좀 그렇지만, 여기서 내려다보니 예뻐 보이네요.”
“그래.” 그녀가 말했다. 소년의 말대로 멀리서 바라본 불꽃은 예뻤다. 아니, 숨이 멎을 듯 아름다웠다. “현장에서 보면 또 달라.” 그녀가 말했다. “불꽃이 구름으로 변할 때, 불길이 선사시대의 무언가처럼 무섭게 달려들 때. 그걸 직접 보고, 느끼고, 들어보면 말이야. 불이 내는 소리는…… 꼭 굶주린 괴물이 내는 소리 같아. 그렇게밖에는 표현이 안 돼. 굶주린 괴물.”
“어떻게 불에 대해 그렇게 잘 아는 거죠?”
“한때 불을 끄고 다녔던 적이 있거든.”
_276쪽

불길이 번지는 속도는 오르막에서 더 빨라졌다. 산불의 사악한 수법 중 하나였다. 그들이 자리한 곳의 경사는 35도 정도였다. 어쩌면 40도에 이를 수도 있었다. 불은 30도 경사면에서 두 배나 빨리 번져나갔다. 거센 바람도 감안해야 했다. 바람막이가 되어줄 나무가 죄다 타버렸으니 말이다. 바짝 마른 풀에 불이 옮겨 붙는 순간, 마라토너는 스프린터로 돌변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맹렬하게 따라붙는 불길 앞에 위태롭게 놓이게 될 터다.
그들이 이길 가망은 없었다.
_415~416쪽

 

<출판사 리뷰>

“그들은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어.
그들은 진정으로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어.”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만 소년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이고 만 킬러들
마지막으로 살아남는 것은 누구인가

소심한 열네 살 소년 제이스 윌슨은 홀로 채석장을 찾았다가 그곳에서 무참한 살인의 현장을 목격한다. 경찰복은 입은 자들이 또 다른 경관을 죽이는 장면을 보고 만 것이다. 가까스로 그들에게서 몸을 숨긴 그는 그러나 곧, 사건 현장에 있었던 킬러들의 표적이 되어 쫓기는 신세가 된다. 제이스를 쫓는 것은 악마 같은 형제 킬러인 패트릭 블랙웰과 잭 블랙웰이다. 자신들의 희생자가 될 이들 앞에서 태연하게 만담을 늘어놓는 그들은 마치 둘이 한 몸인 양 도통 빈틈을 보이지 않으면서 놀라운 신체 능력으로 상대를 손쉽게 제압하는 소름 끼치는 악당이다. 목격자인 제이스를 놓친 킬러 형제는 폭주하고, 등 뒤로 시체의 산을 쌓으며 시시각각 소년에게 다가간다.
도저히 피할 수 없어 보이는 킬러들의 마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제이스가 찾은 것은 군 출신 생존 전문가 이선 서빈이다. 전직 연방 보안관인 제이미 베넷의 주선으로, 몬태나에서 촉법소년 갱생 프로그램으로서 문제아들에게 생존법을 가르치는 이선의 캠프에 제이스가 가짜 신분으로 숨어든 것이다. 정의롭고 이성적인 인물인 이선 서빈은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제이스를,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 보호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블랙웰 형제는 귀신같이 소년을 찾아내 이미 몬태나에 발을 들인 뒤였다.
제이스는 믿었던 이선이 킬러 형제에게 무력하게 당해 무너지는 것을 보고 그의 보호 안에서도 더 이상 자신이 안전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캠프를 이탈해 무작정 산속으로 들어간다. 그런 소년의 눈에, 외딴곳에 홀로 서 있는 화재 감시탑이 들어온다. 그곳은 전직 정예 산림 소방대원이었으며 과거 산불 현장에서 민간인 소년과 동료들을 잃은 죄책감에 시달리는 해나 페이버의 일터다. 킬러들이 지른 불이 몬태나의 산림에 무섭게 번져가는 장면을 심상치 않게 지켜보던 그녀는 갑작스러운 소년의 등장에 당혹하지만, 이내 상황을 이해하고 소년과 함께 감시탑을 떠난다. 킬러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도피의 여정에 합류한 것이다.
킬러들이 이끈 거대한 화마와 폭풍이 몰고 온 천둥 번개로 인해 아비규환의 장으로 변해버린 황무지. 소년을 쫓는 악마 같은 킬러들, 죽음이 도사리는 성난 자연의 한복판으로 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뛰어든 해나, 킬러들에 복수하기 위해 반격을 준비하는 이선, 그리고 소년을 찾아 나선 제이미와 이선의 아내 앨리슨. 압도적 자연이 불과 번개라는 무시무시한 칼을 들고 잔혹한 살육의 춤을 춰대는 아귀도에서 서로 쫓고 쫓기는 사람들. 이 싸움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는 것은 과연 누구일까?
  
피와 폭력으로 점철된 인간의 치열한 세계
그러나 무심한 대지 앞에서 무력한 인간들
자연은 묵묵히 스스로의 섭리를 다해갈 뿐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각자의 사정과 각기의 목적을 가지고 뒤엉켜 한바탕 혈투를 벌이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광활하고 험준한 몬태나 황무지가 주인공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절대적인 힘 그 자체로서 오랫동안 인간을 지배하며 경외나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나, 문명과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 자연은 인간에 의해 지배되고 파괴되며 또한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러나 소설은 몬태나의 장엄한 자연을 마치 의지를 가진 하나의 생명체처럼, 또 다른 등장인물같이 그려내고 있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이 묘사하는 자연의 의지란 인간의 그것과 같이 의식 안에서 작동하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압도적인 규모의 한 존재로서, 맹목의 무심함이나 무관심에 가까운 것이다. 인간은 그 안에서 사랑하고, 배신하며, 음모를 꾸미고, 서로를 죽이거나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한다. 그러나 인간들의 모든 행위를 그저 꼬물거림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게 하는 그 땅은, 흡사 유아와 같은 무목적성의 생리와 변덕으로 거대한 불을 부리는가 하면 전뇌를 품은 압도적 폭풍을 제 몸에 휘감는 것이다.
이 자연의 의지적이면서 동시에 비의지적인 폭력은, 인간성이 상실된 모습을 통해 인간성을 지닌 이들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블랙웰 형제를 연상시킨다. 이 점에서 당초 몬태나를 거머삼킨 산불을 일으킨 것이 블랙웰 형제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작품 속 블랙웰 형제 또한 이성을 가진 인간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흡사 무심한 자연의 분신같이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 또한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성이라는, 순환의 고리 안에 든 것이지만 말이다. 자연의 무심함은 형제 킬러가 지닌 비인간성의 동류로서, 곧 세계적 혹은 우주적 차원으로 초월된 무언가로, 독자들을 어마어마한 공포감에 빠져들게 한다.
이 자연의 폭력성은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이 갖는 스릴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또한 인간들 간의 역학적 긴장감에 훌륭히 어우러져 오묘하고도 처절한 특유의 정서를 유발한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이 갖는 이 대체 불가한 매력은 호러 혹은 오컬트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인 작가 마이클 코리타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된 정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단지 소설에 재미를 부여하기 위한 장치라고만 볼 수는 없을 터다. 그것은 이 소설이 내면 깊숙이 품고 있는 주제와 맞닿아 있는 탓이다. 결국은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이나 ‘나를 지키려는 자들’ 또는 ‘나를 살리려는 자들’ 모두가 그 땅, 자연에 속한 것임을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모든 것은 죽음과 구원, 그리고 치유의 모든 과정을 내포한 자연의 섭리일 따름이다. 인간의 삶이 지닌 치열함과 잔인함은 자연과 무관해 보이는 인간 개체의 몫이면서도, 또한 모든 것이 끝난 이후의 회복은 끝내 오롯이 자연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 인류의 운명인 까닭이다. ‘어쩔 수 없이 자연에 속한’ 인간이라는 테마는 주인공인 이선과 해나의 직업이, 땅으로부터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는 생존 전문가와 산에 일어난 불을 끄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고군분투하는 소방대원이라는 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렇듯 마이클 코리타는 인간의 욕망과 폭력성을 탐구하는 다분히 스릴러 작가다운 미시적 시각에, 거대한 자연의 부감으로 세계를 조망하는 관조적이면서 거시적인 시각을 절묘하게 결합하여 세상을 바라보고 묘파하고자 한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작가의 오랜 야심이 순수한 재미와 훌륭히 결합한 작품으로, 명실공히 걸작 스릴러소설이다.
 

<저자 소개>
마이클 코리타Michael Koryta
오늘날 영미 미스터리 스릴러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범죄심리학을 전공했고 전직 사립 탐정과 저널리스트라는, 작가의 밑거름으로 더할 나위 없는 직업을 거치며 소설가의 꿈을 키웠다. 약관의 나이에 《오늘 밤 안녕을》로 최우수 사립 탐정 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마침내 자신의 탁월한 재능을 입증해낸 그는, 이후 정력적인 집필 활동을 통해 빛나는 작품들을 잇달아 선보이며 독자들의 호평과 더불어 스티븐 킹, 마이클 코넬리, 리 차일드, 딘 쿤츠, 제임스 패터슨, 데니스 루헤인 등 유명 작가들의 강력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LA타임스〉 도서상, 에드거 상, 셰이머스 상, 배리 상, 퀼 상, 국제 스릴러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옮긴이 소개>
최필원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 대학교에서 통계학을 전공했고, 현재 번역가와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장르 문학 브랜드 ‘모중석 스릴러 클럽’과 ‘버티고’를 기획했다.
옮긴 책으로는 존 그리샴의 《최후의 배심원》, 할런 코벤의 《단 한 번의 시선》, 제프리 디버의 《소녀의 무덤》,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 데니스 루헤인의 《미스틱 리버》, 로버트 러들럼의 《본 아이덴티티》, 마이클 푼케의 《레버넌트》, 매트 헤이그의 《시간을 멈추는 법》, 마이클 로보텀의 《미안하다고 말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