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조홍식의 로드빌딩


6 가이드의 구입
크기, 형태, 설치 위치를 정하자



가이드를 구매할 시간이 되었다. 스파인을 확인한 블랭크 위에 가이드를 배치하는 단계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떤 모양, 재질, 크기의 가이드를 구매할 것이며 또한 이 가이드를 블랭크의 어느 위치에 설치해야 하느냐 하는 사실이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아주 유기적으로 얽혀있어서 가이드의 크기나 모양이 다르면 위치도 달라지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하고 또한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한다. 블랭크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충분히 발휘시켜서 좋은 낚싯대가 되느냐 아니냐가 가이드의 종류 선택과 위치선정에 달려있다.


어떤 가이드를 선택할 것인가?
과거, 처음 릴낚싯대가 등장한 시절에 설치되었던 최초의 가이드는 철사를 구부려 만들었다. 철사로 만든 가이드는 당연한 얘기지만 녹이 슬었고, 더욱이 낚싯줄의 마찰로 인해 홈이 파여 버리는 단점도 있었다. 철사 가이드에 생긴 파인 홈은 낚싯줄을 끊어지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었기 때문에 낚싯줄과의 마찰을 지속해도 파이지 않는 가이드의 필요성이 생겼다. 이런 이유가 광물을 이용한 가이드의 등장을 불렀다.
세라믹스로 만든 본격적인 가이드가 등장한 것은 1964년으로, 일본의 후지공업(富士工業)에서 처음 개발해 오늘날 사용하는 고성능 가이드의 기초를 닦았다. 1981년에는 탄화규소(실리콘 카바이드, Silicon Carbide)를 사용한 이른바 ‘SiC가이드’를 개발해 현대적 가이드의 정점을 찍었다. 참고로, SiC는 탄화규소의 화학식이지만 후지공업은 상표로 사용하고 있다.
후지공업은 낚싯대 자체가 아니라 필수적인 부품인 가이드, 릴시트 등을 연구 개발하여 성공한 회사로서 현재에 이르러 고급 낚싯대라고 한다면 세계 어느 브랜드를 막론하고 일본 후지공업의 부품(가이드, 릴시트 등)을 사용하고 있다. 더군다나 후지 제품을 사용한다는 꼬리표도 붙일 정도가 되었다. 특히 가이드에 있어서는 전 세계 모든 낚시인에게 최고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품질보증의 대명사로 인식되어 있다. 그 때문에 몇몇 브랜드를 제외하고 전 세계의 낚싯대가 후지 가이드에 종속되다시피 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인기는 가짜 모조품이 횡행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로드빌더에게 있어서 가이드의 선택기준 중, 기능적인 면만을 본다면, 무게, 견고성, 열전도율, 표면상태 등을 들 수 있다. SiC가이드가 이런 요소를 만족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1990년대 중반 이후, 대중화를 시작한 PE낚싯줄의 등장 덕분에 가이드링의 선택은 좀 더 복잡해졌다. 방열성능(열전도율)이 우수해야 한다는 점이 더욱 중요해졌다.
후지 가이드 공식 홈페이지에는 SiC가이드의 방열성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유튜브 동영상을 우리 한국말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 후지 SiC가이드의 방열 성능




▲  <표>가이드링 소재별 특성



가이드 링의 소재와 선택
가이드 링의 소재는 여러 가지 있다. 보석의 일종인 마노(瑪瑙)나 인공루비에서부터 위에 말한 탄화규소(SiC), 그 이외에 산화지르코늄(ZrO2, Zirconia), 산화알루미늄(Al2O3), 질화규소(Si3N4), 질화티타늄(TiN) 등 여러 가지 무기화합물이 사용되고 있다. 모두 다 단단해서 마찰에 강한 물질들이다. 후지공업 이외에도 가이드 제조업체가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타이완, 중국에도 있고 저마다 조금씩 다른 소재를 이용해 가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 후지공업의 최신 제품인 토르자이트 가이드.




▲ 후지공업에서 생산하고 있는 각종 세라믹스 재질의 가이드링




▲ SiC가이드와 토르자이트가이드의 낚싯줄 접촉 면적 비교




▲ 후지공업에서 생산하는 가이드 프레임의 종류



 <그림1>가이드 위치 간격 결정의 조건



▲  후지공업 제2대 사장인 오무라 류이치(大村 隆一) 씨가 1966년에 발표한 소구경 가이드 이론. 현재의 가이드 세팅 방법의 기초가 되었다.


가이드의 대명사로 통하는 후지공업의 가이드를 살펴보면, 토르자이트(Torzite), SiC, iN-Ⅱ, 알코나이트(Alconite), O링 등의 명칭을 가진 가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가이드에서 낚싯줄과 직접 접촉하는 가이드 링을 어떤 소재로 만들었는가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각 제품은 <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그 물리적 특성이 서로 다르고 가격 차이도 크다. 보통 이를 기준으로 등급을 매길 수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모두 로드빌딩 용품 전문 프로숍을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소재로 만든 가이드를 구매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일까?
<표>의 각 가이드 링 소재는 경도나 열전도율 등 다 달라서 우열이 있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모든 낚싯줄과의 마찰을 고려해 중간은 가도록 만들어져 있을 것이므로 ‘뭐는 특히 나쁘다’라고 말하기 곤란하다. 다만, 사용하는 낚싯줄의 종류와 얼마나 강한 압력으로 낚싯줄이 가이드 링과 접촉하는가를 따져보는 것은 좋다. 다시 말하자면, 민물에서 꺽지를 낚는 낚싯대의 가이드냐 바다에서 부시리를 낚는 낚싯대의 가이드냐를 따져야 한다는 말이다.
가이드와 낚싯줄이 접촉할 때 가이드링에서 마찰열이 발생한다. 얼마나 열이 생기는지 쉽게 알 수도 있다. 릴에 처음 낚싯줄을 감을 때 낚싯대에 릴을 세팅하고 감는다면 낚싯줄이 통과하고 있는 가이드를 한번 만져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가이드가 달궈져서 뜨끈뜨끈해져 있을 것이다. 이게 정도가 과해지면 낚싯줄이 녹아서 끊어진다. PE라인은 열에 특히 약하다. 그만큼 가이드 링의 표면의 마찰계수와 방열성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인데, 가이드와 낚싯줄이 강하게 마찰하더라도 링 표면이 매끄러워서 열 발생이 적을수록, 또한 발생한 열이 쉽사리 빠져나갈수록 좋다는 뜻이다. 그밖에도 PE라인은 합사이다 보니 물에 젖는데, 이때 물속에 함유된 아주 고운 입자의 흙이 PE라인에 붙어서 마치 줄톱과 같은 작용을 하기도 한다. 바다에서 사용하면 소금 결정도 똑같은 역할을 한다. 가이드는 이런 ‘줄톱효과’로 인해 웬만큼 단단하지 않고서는 바로 홈이 파여 버린다.
이상의 두 가지 조건을 고려해서 가격과 타협해 어떤 가이드를 살 것인지 결정하면 된다. 결과적으로 로드빌더는, 꺽지용 낚싯대의 가이드는 별로 신경을 쓸 필요 없이 어느 것을 선택해도 무난하겠으나 부시리용 낚싯대의 가이드는 마찰계수나 방열성능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함은 당연하다.




▲  전문 낚싯대 메이커의 가이드 세팅과 블랭크 파괴 테스트



<그림3>가이드 위치 결정에 대한 이론적 배경




최신 소재 ‘토르자이트(Torzite)’와 폐기된 ‘골드서메트(Gold cermat)’
후지공업에서 새로운 가이드링 소재로 2013년 등장한 최신 플래그십 모델이 바로 ‘토르자이트(Torzite)’이다. 이 이름은 SiC와 같은 성분 명칭이나 화학식은 아니고 후지공업에서 만든 합성된 조어로서, 우리나라 외국어 표기법에 따른 정확한 발음은 아니겠지만, 후지공업에서 붙인 상표명 그대로 토르자이트라고 부르고 있다.
이 가이드 링의 소재도 세라믹스 계열의 합성물질로 그동안 최고의 가이드링 소재라고 하던 SiC보다도 40% 가볍고 경도는 떨어지지만 구부림 강도가 더 뛰어나 링 자체를 얇고 편평하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동일한 치수의 SiC가이드와 비교하면 링 자체가 훨씬 가늘어서 실제로 내경이 조금 더 크다. 결과적으로 로드빌딩을 할 때, 한 사이즈 작은 가이드를 선택할 수 있어서 완성된 낚싯대가 더욱 가벼워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최대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비싸다는 것은 큰 단점이다. 아주 비싸서 대중화하기 어려울 정도다. 또 하나 줄 울림이 크다는 이야기가 있다. 특히 PE낚싯줄을 사용할 때 울림이 크고 진동이 생겨서 불쾌하다는 이야기가 곧잘 들린다. 그 원인을 살펴보자면, 토르자이트 링의 특성과 관계가 있을 것 같다. 토르자이트 링은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다른 가이드 링에 비해 납작해서 낚싯줄과 가이드링과의 접촉 면적이 다른 가이드링보다 2배쯤 넓다. 줄 울림의 원인은 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블랭크에 가이드를 세팅할 때 압력이 분산되도록 가이드를 추가해서 가이드와 가이드 사이의 거리를 좁힐 필요가 있다. 즉 가이드 세팅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에 후지공업의 최상급 가이드로 ‘골드서메트(Gold cermat)’가 있었다. 질화티타늄으로 만들어졌고 가이드링이 금색으로 화려함이 돋보였던 가이드이다. 경도나 구부림 강도(bending strength)가 토르자이트와 비슷한 성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도태되어버리고 말았다. 당시 PE낚싯줄이 막 대중화된 시기로 민물용 라이트급 낚싯대는 물론 고부하가 걸리는 바다의 루어낚시, 보트캐스팅 낚싯대에서부터 해외원정용 낚싯대에까지 고가의 낚싯대에 설치되곤 했다. 문제는 위에 잠시 설명한 PE낚싯줄의 줄톱효과를 이 골드서메트가 견디지를 못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톱가이드 구매 시

주의사항 >
일반적으로 가이드의 크기(구경)는 mm 단위로 표시하고 있다. 그래서 #12는 가이드링 지름이 12mm라는 말이고 #30는 30mm라는 말이다. 톱 가이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톱가이드에는 한 가지 더 필요한 치수가 있다. 블랭크의 팁에 끼울 튜브의 구경이다. 이게 맞지 않으면 톱가이드를 부착할 수 없다.
블랭크의 팁 굵기를 측정해서 맞는 사이즈를 고르면 되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일본 후지공업의 카탈로그에는 당연히 이 튜브의 내경도 mm단위로 표시하고 있지만, 같은 제품을 미국의 가게에서 사려고 하면 단위가 다르게 나와 있다.
전 세계 공통으로 사용하는 미터법을 유독 사용하지 않는 나라가 미국과 영국으로 튜브의 굵기 표기법을 이해해야 한다. 가이드 링의 구경은 mm 그대로 표시하지만, 튜브의 크기는 1인치를 64등분한 표기법을 고집하고 있다. 예를 들어 ‘MNST10-2.4’라는 모델명의 톱가이드를 미국에서는 ‘MNST10-6’이라고 표시한다.


참고 예시
톱가이드 MNST10-2.4 : MNST(모델명칭), 10-2.4(가이드구경10mm 튜브내경2.4mm)
톱가이드 MNST10-6 : MNST(모델명칭), 10-6(가이드구경10mm 튜브내경6/64인치)




▲  톱가이드. 팁에 꽂는 튜브의 내경 치수를 미국에서는 mm 단위를 사용하지 않고 1/64인치 단위로 별도 표기하고 있다.





▲  안전장치를 한 낚시인이 직접 낚싯대를 구부려보며 가이드 세팅과 블랭크 파괴 테스트를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빅게임용 낚싯대의 가이드는 SiC가이드로 다시 돌아갔고 골드서메트는 깨지지 않는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에 비해 제값도 못 한다는 오해와 함께 생산이 중지되었다.


가이드 프레임의 재질
프레임은 가이드 링을 지지하고 낚싯대와 연결하는 금속 뼈대를 말한다. 이 가이드 프레임도 소재별 종류가 있는데, 보통 스테인리스 프레임과 티타늄합금 프레임으로 나눈다. 스테인리스 프레임은 표면처리에 따라서 사진에 나타난 것과 같이 또다시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티타늄합금으로 만든 프레임은 가볍고 강해서 가이드 프레임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이긴 하지만 그만큼 비싼 제품이다. 로드빌딩을 하면서 가장 값비싼 부품이라고 한다면 티타늄합금 프레임으로 만들어진 가이드라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티타늄합금 프레임이 가장 비싸고 다음으로 이온 도금이나 특수물질 도금 등 복잡하게 표면처리를 한 것이 비싸다고 보면 된다. 기본적인 보통 가이드는 진회색(건스모크)으로 표면처리가 되어있다. 스테인리스 프레임이라고 해도 바다에서 사용하다 보면 약간씩 녹이 슨다. 그렇기 때문에 표면처리가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다.


실전적인 선택지는 여러 가지
바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로드빌딩에서 가장 비싼 부품은 가이드이다. 최고로 고급인 가이드, 프레임이 티타늄합금으로 된 가이드를 선택했을 경우, 아래 단계의 모델에 비해 대여섯 배 이상의 값을 치르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서 로드빌더는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
자, 어떠한 사항을 따져서 가이드를 고를 것인가? 실제로 낚시할 때 가이드에 의해 문제가 생기지 않으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
가장 흔한 가이드 트러블은 캐스팅 중에 실수로 단단한 바위에 부딪히는 바람에 가이드 링이 깨지는 경우다. 다음으로는 앞에 언급한 바처럼 낚싯줄과의 마찰로 인해 홈이 파이는 경우, 그 다음으로 낚싯줄을 끊어먹을 수 있는 가이드 링의 방열성능(열전도율)도 고려할 사항이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가이드의 무게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이드가 무거우면 낚싯대는 둔해지고 밸런스를 맞추기도 어려워진다.
로드빌더는 지금 만들고 있는 낚싯대의 종류(계류낚싯대, 에깅낚싯대, 부시리 지깅낚싯대, 해외원정용 GT낚싯대 등등)에 따라서 가이드의 무게, 경도, 구부림 강도, 마찰계수, 열전도율을 비교해 보고 최고의 선택을 해야 한다.
가격과 타협을 하지 않지 않을 수 있다면 토르자이트를, 저렴한 게 우선이라면 O링을, PE낚싯줄을 사용한다면 알코나이트 그 이상 등급을, 100m 정도 간단히 차고 나가는 참다랑어 낚싯대라면 SiC를 선택하는 게 무난할 것이다.




▲  후지공업의 가이드 종류. 생산 중지된 Gold cermat가이드(왼쪽 1, 2), 표면처리가 서로 다른 프레임을 가진 SiC가이드(중앙 4가지), 가이드 링이 회색인 SiN-Ⅱ(오른쪽2), 가이드 링이 갈색인 O링(오른쪽 1).




▲  후지 가이드에서 발표하고 있는 참고할 만한 각종 장르별 낚싯대의 가이드 위치 선정 자료. https://www.fujitackle.com/guidespec/pdf/all.pdf를 입력하면 자료를 다운 받을 수 있다(큐알코드는 다운로드상 시간이 걸려 홈페이지 주소를 적는다).




가이드의 위치 결정
3월호에서 로드빌딩은 아날로그적인 수작업이란 말을 했었는데, 가이드를 블랭크의 어느 위치에 부착할 것인가를 정하는 과정도 역시 완전한 아날로그 수작업이다.
가이드 위치 결정은 블랭크에 릴을 테이프로 고정하고 실제로 적당히 휘어보면서 가이드 위치를 눈대중으로 정하는 게 다라고 말할 수 있다. 눈대중으로 정한 위치에 가이드도 테이프로 고정하고 낚싯줄을 통과시켜서 구부려본다. <그림1>과 같이 휨새와 가이드 사이의 간격이 적당하지 않으면 좋은 낚싯대라고 말할 수 없으므로 신중하게 간격 조정을 해야 한다.
<그림2>는 후지공업이 1966년에 가이드 세팅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내놓았을 때의 도면인데, 릴에서 방출되는 낚싯줄이 저항 없이 풀려나가는 게 좋다던 그동안의 이론을 뒤집는 것으로, 소구경 가이드의 이점을 강조했었다. 이 이론이 진화된 것이 요즘 낚싯대에 적용하고 있는 가이드 세팅 방법이다. 요즘은 <그림3>과 같이 낚싯대에 장치된 릴의 기울기와 스풀의 폭을 참고하여 블랭크 위에 교점을 찾고 여기를 중심으로 가이드 위치를 정해 나간다. 로드빌더가 해야 할 일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이드 위치 결정은 널찍한 테이블이나 바닥에 큰 종이를 깔고 작업하면 좋다. 줄자를 이용해 릴에서 풀리는 낚싯줄의 궤적을 종이에 그려가며 블랭크와의 교점을 찾는다. 여기에 로드빌더가 원하는 크기의 초크가이드(choke guide)를 일단 고정한다. 초크가이드를 중심으로 해서 릴 쪽으로는 풀려 나오는 낚싯줄의 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구경의 가이드를 차례로 배치하고, 팁 쪽으로는 사용하는 줄의 굵기와 매듭 등 라인시스템에 무리가 없는 한의 소구경 가이드를 배치한다. 위치를 정했다면, 그 자리에 유성 팬이나 색연필로 표시하고 가이드를 테이프로 고정해 본다. 다음에 블랭크를 휘어보면서 가이드의 크기나 위치를 조금씩 수정해 간다.
일단은 이렇게 하면 된다.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 할 때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오늘은 잘한 것 같은데 내일 다시 휘어보면 가이드 위치나 크기를 또 바꾸고 싶어질 것이다.
전문 메이커에서는 블랭크를 개발할 때부터 민 블랭크의 휨새, 가이드 설치 시의 휨새를 통해 블랭크의 강도 테스트를 한다. 블랭크가 부러질 때까지 과중한 부하를 걸어 어느 부위에서 파손이 일어나며 가이드 개수나 위치변화에 따른 최적값을 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러나 개인 로드빌더가 이러한 테스트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미리 발표된 방법을 빌어 사용하는 것도 좋다. 후지공업에서 제공하고 있는 가이드의 설치 위치 예시가 있다. 민물용 루어낚싯대는 물론 농어대, 에깅대, 지깅대, 돌돔대, 백사장 원투대 등등 길이별, 파워별 가이드의 구경과 위치를 그림으로 나타내 놓은 자료다. 로드빌딩 초보자에게 이만큼 도움을 주는 자료도 없다. 이를 참고로 해서 지금 만들려고 하는 블랭크에 가이드를 고정해 보고 낚싯줄을 통과시켜 휘어보면서 나름대로 가이드 개수를 더하거나 빼면서 위치 조정을 하는 것도 좋다. 다시 말하지만, 단숨에 가이드 위치를 정할 수는 없다. 로드빌더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시간과 공을 들여 최상의 가이드 위치를 정해보는 것이다.
후지 가이드 홈페이지엔 참고할 만한 각종 장르별 낚싯대의 가이드 위치선정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큐알코드를 찍어보시길.
취재협조 후지공업(富士工業, Fuji kogyo co.Ltd)